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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학교밖 아이들

by 문학소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절실히 느꼈던

말이다.

이 말을 처음 누가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온전히 피부로 마음으로 느꼈던


큰아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올해로 25살 된 큰아이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은 달라졌을까?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결혼 이후

7년째 아이가 생기지 않아 히스테

리가 계시다는 소문이 많았다.

아이들이 새 학년 올라갈 때마다

엄마들의 정보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반이 배정되는 순간부터 그 반 담임

정보가 엄마들 단톡방에 불이 난다.


난 사실 그런 거에 관심이 아예 무지

했던 엄마였다.

그 부류의 엄마들이 극성이고 유난히

라고 생각 했으니까


아이가 학교에 잘 다니는 줄 알았다

그런 일이 있는 줄도 나중에 알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무슨 일이 있어

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우리 반 학부모

"ㅇㅇ 엄마, 속상하겠어요 저라면

가만히 못 있을 거 같아요 그게 뭐

야! 반애들 앞에서 교사가"

"???"

"무슨 말이세요? "

"자기 혹시 그거 몰라 어머 몰랐

구나?"


그 어머니 말을 들으니 많이 속상

했다 우리 큰아이 반에서 매일 있

는 일이란다 .


큰아이는 호기심도 많고 가만히

얌전한 아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당연한 거 아닌가? 난 별

로 대수롭게 생각 안 했다.

초등학교땐 다들 그러지 않나! 공

부를 잘해 봤자 얼마나 잘할 것이며

그 나이 때는 그것도 여자 아이가 아

닌 사내 녀석은 장난기 많은 짱구인

아이들이 정상이 아닌가 싶다.


담임선생님이 세 아이가 성에 안찼던

모양이다.

ㅇㅇ,ㅇㅇ,ㅇㅇ를 콕 찍어서 나오라

하시며 반 아이들 앞에서

"저는 우리 반, 말썽꾸러기입니다"

세 번 복창을 시켰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를


설사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떠들고

조금 성에 안 차시더라도 새 학기부

터 그런 프레임을 담임이 씌우시면

이 아인 매학년 꼬리표처럼 말썽꾸

러기가 되는 것인데,,, 교육학과를

나오고 아이들 담임을 맡으신 교사

가 어떻게 9살밖에 안 된 애들한테

그런 모욕감을 줄까 !


아이한테

"오늘도 학교 재미있었어?"

하고 묻지,

초등학교 2학년 아이한테

"오늘도 공부 열심히 했어?"

하고 묻지는 않았던 엄마

내가 잘못한 건가?


수업 시간에 집중 안 하고 아이들

공부하는데 민폐 주었다고 매번

아이들을 불러 세명을 나란히 친구

들 앞에 세워 놓고


"우리는 ㅇ반 말썽꾸러기 3인방

입니다" 외치게 한 담임


그러면 아이들이 까르르 웃고

그 아이들은 집에 가서

"엄마 우리 반 ㅇㅇ,ㅇㅇ,ㅇㅇ는

엄청 말썽꾸러기다" 하며 말했던

것이다.


우리 반 엄마들은 다 아는 데 나만

몰랐던 우리 아이 비밀..


초등학교 1학년때도 담임선생님이

상담 시간에

"아이가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

진다"고 하신 적이 있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거나 크게

떠들거나 하나요?"

했더니

"그런 건 아닌데 수업 시간에 자꾸

그림을 그리네요"

하신다.


우리 아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4살 때부터 자동차를 그리고 또 그리고

했다

"죄송합니다 주의 주겠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때는 우리 반은 65명

이였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반에

30명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도 말썽꾸러기 사

내 아이들이 참 많았다.

그래도 선생님들이 다 케어하셨지

매번 학부모 호출을 하시지는 않았

다 시대가 변한 건지는 몰라도 아이

만 참을성이 없는 게 아니라 교사도

참을성이 없어진 것 같다.


아이를 좋아해서 교사가 되기보단

직업으로 인식하고 아이를 대하

시는 현직 교사들

그러니 아이가 조금만 잘못하면

파르르 하시는

물론 안그러시는 선생님,인품 좋으

신 분들도 계시지만

우리 큰아이 경우엔 그랬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 온 아들에게

"ㅇㅇ야 너네 반에 쉬는 시간마다 교

탁앞에 나가 친구들 앞에서 하는 거

있다던데 그게 뭐야? "

듣고 있던 아들이

"엄마 그거 어떻게 알아? 나랑 ㅇㅇ랑

ㅇㅇ랑 하는 거야 선생님이 우리 보고

별명을 만들어 줘서 맨날 하는 거야

그래서 친구들이 우리만 보면 다 말썽

꾸러기 삼총사래"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하는 녀석

그 아이의 모습에 더 화가 치밀었다


어떻게 하지?


속상한 마음에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마음으로는 수천번 수만 번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과 담판이라도 짓고

싶었다 그런데 애담임이지 않은가

그리고 2학기가 남아 있지 않은가


교사인권이 땅에 떨어졌다며 아이

들 탓 학부모들 탓으로 가끔 몰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난 어이가 없다.


학교가 바로 서지도 않으면서 주변

탓만 하는 교육계도 반성해야 하지

않나!


어린아이한테 첫 출발선부터 나쁜

프레임을 씌어 놓아서 우리 아이는

6학년 졸업할 때까지 말썽꾸러기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아이한테

"우리 아들, 속상하겠다 아이들 앞에서

창피하잖아" 하니

"내가 잘못한 거잖아 선생님이 그

래서 많이 화나서 나를 미워하는 거

잖아"


학교에서 미움을 먼저 배운 아이,,, 아이

못 가져서 받는 스트레스를 아이한테

푸는 건가 싶었다


편지를 썼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ㅇㅇ 엄마입니다"

학생을 학교에 보낸 엄마는 학교나

담임 선생님 앞에서 늘 을일 수밖에

없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

하다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와 사랑받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


학교밖 아이들을 만드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어쩌면 아이들 탓이 아닌

결국 어른들 문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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