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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l 24. 2020

휴스턴 중국 영사관 사태

두 개의 데자뷔

하루 자고 일어나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새로운 조치들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양제츠 위원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하와이 회동 이후 2, 3 주 중국의 실행을 관찰하고 모종의 태도를 결정한다고 하였는데 바로 그 모종의 태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더 이상 중국과의 협상을 하지 않고 실력 행사에 들어가는 것이다.


7월 10일 홍콩을 탈출하여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바이러스 연구원 엔리홍(闫丽梦)은 FOX NEWS를 통해 본인이 홍콩대학에서 중국의 코로나 19 바이러스 상황을 조사하다가 중국이 정보를 감추는 것을 알고 탈출하여 미국으로 왔다고 밝혔다. 사실 옌리홍이 미국에 도착한 것은 이미 상당 시일이 지난 후였으나 FBI의 조사를 받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동안 언론에 노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 FOX NEWS와의 인터뷰 시간은 상당하고 이번에 방영된 것은 그중 일부라고 한다. 물론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하여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였다.

https://www.foxnews.com/world/chinese-virologist-coronavirus-cover-up-flee-hong-kong-whistleblower

7월 14일 Christopher Wray FBI 국장은 중국의 '여우 사냥 계획'을 맹렬히 비난했다. 중국이 여우 사냥 계획이라는 미명 하에 미국에 있는 반중공 성향 중국인들을 체포, 납치 또는 암살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당신이 그런 위협을 느낀다면 가까운 FBI에 신고하라고 하였다. 

 https://www.palisadeshudson.com/2020/07/chinas-fox-hunt/

7월 16일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의 화웨이를 비롯한 기타 하이테크 회사의 직원들에 대한 비자를 제한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이미 지난 5월 29일 중국 해방군 관련 인사들의 미국 비자를 거부하기로 한 것에 이은 것이며 향후 중국 공산당원 전체에 대한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도 논의되고 있다고 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https://www.scmp.com/news/china/article/3093352/us-restrict-visas-certain-employees-huawei-other-chinese-tech-firms?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gme_trade_war&utm_content=20200721&MCUID=29d24e22fa&MCCampaignID=503ce1711e&MCAccountID=3775521f5f542047246d9c827&tc=15

7월 17일 홍콩 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죽을힘을 다해(?) 미국의 대두를 구매하고 있다고 하였다. 미 농무부는 중국이 9월 인도분 대두를 176만 톤을 구매했으며 이는 사상 네 번째의 규모라고 한다. 중국은 7월부터 구매량을 늘리고 있는데 금년 구매 누적량은 419만 톤에 달한다.

https://www.scmp.com/economy/china-economy/article/3093600/china-puts-us-tensions-aside-boost-phase-one-trade-deal-food?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gme_trade_war&utm_content=20200721&MCUID=29d24e22fa&MCCampaignID=503ce1711e&MCAccountID=3775521f5f542047246d9c827&tc=10

중국의 대두 구매는 바로 1단계 무역 합의안의 이행이며 미국이 중국의 태도를 가늠하는 기준자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필자가 지적한 바 있었지만 미국은 중국의 성실한 1 단계 합의안 이행을 보고 중국에 대한 태도를 결정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https://brunch.co.kr/@chulrhee/411

가용 달러의 규모가 공식 자료보다 훨씬 적다는 추정이 자주 나오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국가 전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 사태와 홍수 사태의 와중에 미국과의 1차 합의안을 이행한다는 것은 힘겨운 일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렇게 힘든 일에 안간힘을 내고 있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가져가지는 않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밖에는 다른 해석이 어렵다.


하지만 중국의 바람대로 미중 관계가 순조롭게 풀리지는 않았다. 7월 22일 미국은 중국의 해커 두 사람이 미국의 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관련된 정보를 해킹하려 했다고 FBI의 David Bowdich 부국장이 발표하였다. 법무부의 John C. Demers는 이제 중국이 러시아, 이란, 북한과 같은 반열에 서게 되었다고 선언하였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ational-security/us-china-covid-19-vaccine-research/2020/07/21/8b6ca0c0-cb58-11ea-91f1-28aca4d833a0_story.html?wpmk=1&wpisrc=al_news__alert-world--alert-national&utm_source=alert&utm_medium=email&utm_campaign=wp_news_alert_revere&location=alert&pwapi_token=eyJ0eXAiOiJKV1QiLCJhbGciOiJIUzI1NiJ9.eyJjb29raWVuYW1lIjoid3BfY3J0aWQiLCJpc3MiOiJDYXJ0YSIsImNvb2tpZXZhbHVlIjoiNWU4ZmZjYTc5YmJjMGYwYzFiMGEzMDI5IiwidGFnIjoid3BfbmV3c19hbGVydF9yZXZlcmUiLCJ1cmwiOiJodHRwczovL3d3dy53YXNoaW5ndG9ucG9zdC5jb20vbmF0aW9uYWwtc2VjdXJpdHkvdXMtY2hpbmEtY292aWQtMTktdmFjY2luZS1yZXNlYXJjaC8yMDIwLzA3LzIxLzhiNmNhMGMwLWNiNTgtMTFlYS05MWYxLTI4YWNhNGQ4MzNhMF9zdG9yeS5odG1sP3dwbWs9MSZ3cGlzcmM9YWxfbmV3c19fYWxlcnQtd29ybGQtLWFsZXJ0LW5hdGlvbmFsJnV0bV9zb3VyY2U9YWxlcnQmdXRtX21lZGl1bT1lbWFpbCZ1dG1fY2FtcGFpZ249d3BfbmV3c19hbGVydF9yZXZlcmUmbG9jYXRpb249YWxlcnQifQ.oSb0cjcVHESwl28bcoSpzdccUFcfQJFJ_PhYjiUOp-E


같은 날 AXIOS 보도에 의하면 미 FBI는 UCDAVIS( https://www.ucdavis.edu/)에 교환 연구원으로 와있던 중국인 탕쥐엔(唐娟)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그는 입국 당시 중국 해방군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기술하였으나 사실은 인민해방군 공군 의과대학에 근무하는 현역 군인이라는 것을 FBI가 발견, 지난 6월 20일 가택 수색을 통하여 해방군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증거를 찾았다고 한다. 당일 FBI는 탕위엔을 탐문하였으며 6월 26일 비자 사기 혐의로 기소하였다. 탕쥐엔은 샌프란시스코 중국 영사관을 방문, 그 시점부터 영사관 내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수사를 통하여 스탠퍼드에 펠로우로 방문 중인 또 다른 중국인 쏭션(宋琛)도 해방군 공군 총의원 제4군의원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쏭션은 지난주 체포되었다. 미 당국은 이런 범죄는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유사한 여러 범죄를 추적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같은 날 미국이 중국의 휴스턴 영사관을 72 시간 내에 철수하도록 명령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결정이며 미국의 지적재산권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는 같은 날 발표한 해커와 연결 지어 생각하게 만드는 발언이었고 또한 옌리홍을 연상하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미디어들에 의하면 휴스턴의 중국 영사관은 주로 유학생과 군인들이 미국에서 간첩 활동을 하는 주요 거점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화권 미디어들은 휴스턴 영사관이 중국의 남미 공작의 주요 경유지라고도 하였다. 중국에서 텍사스로 날아온 후 차량으로 멕시코로 들어가 남미 사람들과 접선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asia_pacific/china-vows-to-retaliate-after-us-orders-closure-its-consulate-in-houston/2020/07/22/41e5c6ea-cbf1-11ea-99b0-8426e26d203b_story.html?wpmk=1&wpisrc=al_world__alert-world&utm_source=alert&utm_medium=email&utm_campaign=wp_news_alert_revere&location=alert&pwapi_token=eyJ0eXAiOiJKV1QiLCJhbGciOiJIUzI1NiJ9.eyJjb29raWVuYW1lIjoid3BfY3J0aWQiLCJpc3MiOiJDYXJ0YSIsImNvb2tpZXZhbHVlIjoiNWU4ZmZjYTc5YmJjMGYwYzFiMGEzMDI5IiwidGFnIjoid3BfbmV3c19hbGVydF9yZXZlcmUiLCJ1cmwiOiJodHRwOi8vd3d3Lndhc2hpbmd0b25wb3N0LmNvbS93b3JsZC9hc2lhX3BhY2lmaWMvY2hpbmEtdm93cy10by1yZXRhbGlhdGUtYWZ0ZXItdXMtb3JkZXJzLWNsb3N1cmUtaXRzLWNvbnN1bGF0ZS1pbi1ob3VzdG9uLzIwMjAvMDcvMjIvNDFlNWM2ZWEtY2JmMS0xMWVhLTk5YjAtODQyNmUyNmQyMDNiX3N0b3J5Lmh0bWw_d3Btaz0xJndwaXNyYz1hbF93b3JsZF9fYWxlcnQtd29ybGQmdXRtX3NvdXJjZT1hbGVydCZ1dG1fbWVkaXVtPWVtYWlsJnV0bV9jYW1wYWlnbj13cF9uZXdzX2FsZXJ0X3JldmVyZSZsb2NhdGlvbj1hbGVydCJ9.7GsJjmVky7h03-udpVQI3mUHbqRsmFG_gcrRrrtb9oA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러한 미국의 조치에 중국은 이에 반발하여 미국의 중국 내 영사관을 폐쇄 명령할 수 있다며 미국은 해당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미 대사 최이텐카이(崔天凯)는 미중 간에 소통의 채널이 무너졌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어느 영사관을 폐쇄할지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거론된 곳은 우한 영사관이었다. 미국은 베이징의 대사관, 우한 영사관 외에 광저우, 상하이, 선양, 청두 등에 영사관이 있다. 선양 영사관은 규모가 적고 상하이, 광저우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군사 전략적으로 중요한 청두 영사관과 바이러스 사태로 중요한 우한 영사관이 대상이 될 것 같다는 추측이 돌았다. 그러나 중국 내의 여론은 민족주의가 고양된 상태로서 중국 정부가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었다. 그러자 직원 수 천여 명 규모인 미국의 주 홍콩 영사관을 축소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말들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음날 Politico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휴스턴 영사관은 72 시간 내에 영사관을 폐쇄하라는 미국 정부의 명령을 듣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를 하였다.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일이다.

https://www.politico.com/news/2020/07/23/china-refuses-commit-close-houston-consulate-380220

휴스턴의 중국 영사관은 미중 수교 후 가장 먼저 만들어졌었던 영사관이었던 만큼 비중이 작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이나 시카고 영사관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영사 업무의 규모가 크지는 않은 곳이다. 미국의 휴스턴 영사관 철수 명령이 떨어진 후 영사관은 각종 문서들을 소각하기 시작했고 이를 보고 시민들이 화재를 신고하여 소방차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러나 영사관은 결코 소방대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휴스턴 중국 영사관에 출동한 소방관들

필자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데자뷔가 일어났다. 두 장면이 떠올랐는데 하나는 타이베이 미 대사관에 대한 타이완 사람들의 대규모 시위 사태이고 다른 하나는 북 유고 슬로비아 중국 대사관을 미군이 오인하여 공습한 사건이다. 


이 두 사건은 모두 당시에는 진실이 알려지지 않다가 나중에서야 그 내막이 밝혀진 사건이다. 타이베이의 경우 장경국 총통 시절 매우 드물게도 반미 데모가 발생했는데 시위 군중들이 대사관에 난입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다. 나중에서야 이것이 헨리 류 암살 사건과 관련하여 미국 측이 확보한 증거를 찾으려는 공작이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북 유고 슬로비아 중국 대사관 사건은 1999년 5월 9일 당시 NATO 연합군이 유고 슬로비아를 공격할 때 주 유고 슬로비아 중국 대사관을 잘못 폭격한 사건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 중국 민중들의 대규모 반미 시위가 발생했고 결국 CIA 직원 7명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책임을 물어 처벌을 했었다. 당시 중국은 폭격 바로 전날 중국 대사관이 연 파티에 미국 외교관들이 참석한 일을 들어 미국이 잘 못 알았을 리 없으며 의도적인 폭격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었다.

https://news.joins.com/article/599679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후, 그 사건은 중국이 자국 대사관 지하실을 세르비아 정보당국의 은신처로 제공해 세르비아 정보국이 이곳을 근거지로 정보활동을 벌이자 미군이 이를 겨냥해 조준 폭격을 했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미군 최고 기밀이었던 록히드 F-117 나이트호크 (Lockheed F-117 Nighthawk) 한대가 추락했는데 자동 폭파 장치가 작동되지 않아서 상당한 부분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세르비아 정보국이 이 잔해의 핵심 부분을 중국 대사관 지하 5층의 은신처로 가져왔고 이 핵심 장치는 자동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발신, 미 당국이 정확히 중국 대사관 지하 5층을 목표 지점으로 삼고 벙커버스터를 이용하여 파괴하려 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당시 폭파 후 남은 잔해를 분석하여 스텔스 기술의 일부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번 휴스턴 영사관의 72 시간 내 철수 명령도 그렇고, 중국 정부가 '우리 외교관들이 살해 위협 등에 시달렸다'라고 외교부 대변인이 발표한 일도 그렇고, 중국이 휴스턴 영사관에서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것도 그렇고 모두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자꾸 예를 둔 두 사건이 떠오르는 것이다.


필자는 중국 영사관이 떼를 쓴다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철수하기가 어려운 어떤 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살해 위협' 발언에 연장선을 긋는 다면 '여우 사냥', 그리고 그 대상이 되는 어떤 '인물'이 현재 휴스턴 영사관에 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인터넷 상에 떠도는 소문대로 다량의 위폐 관련 물건이 있거나 남미 또는 '여우 사냥' 관련한 무기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소각이 안되고, 소각이 된다 하더라도 잔류물질이 남아 증거 인멸이 어렵고, 공개적으로 가지고 또는 데리고 나갈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모두 필자의 상상력의 산물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시진핑 주석은 점점 더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조금 있으면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린다. (베이다이허 회의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으신 독자분들은 필자의 다른 글(https://brunch.co.kr/@chulrhee/81)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 시진핑 주석의 향후 정국 운영이 얼마나 안정적일 수 있을지는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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