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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n 12. 2019

중국 러시아 협력 내용

시진핑 주석이 여유를 찾았다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하여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확고히 하였다. 누구의 눈에도 이번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방문에서 양국은 구체적으로 1. 에너지, 2. 식량, 3. 북극 항로, 4. 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의 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하였다.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013659/china-us-too-intertwined-break-despite-trade-war-xi-jinping?utm_medium=email&utm_source=mailchimp&utm_campaign=enlz-scmp_international&utm_content=20190608&MCUID=29d24e22fa&MCCampaignID=d02ac77e9b&MCAccountID=3775521f5f542047246d9c827&tc=5

그리고 시진핑 주석은 비로소 여유를 찾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을 '나의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는 넉살을 부리기도 하였다. 과연 러시아와의 이번 협력은 중국에게 이런 여유를 줄 수 있을 정도의 영향이 있는 것일까?


이들 프로젝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자. 먼저 이번 협력에 참여한 중국 회사들은 원자력 분야의 中核集团、석유 에너지 분야의 中国石油와 中国石化, 그리고 케미컬의 中国化学, 발전 분야의 哈电集团 그리고 철도 분야의 中国铁建이다. 이 진용을 보면 대체로 중국이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있다.


먼저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국가 원자력 에너지 국영 회사와 핵발전소 서대보 3호, 4호의 건설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 핵 에너지 분야의 협력은 양국 간의 중요 협력 분야라고 했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중국이 러시아에 선물한 프로젝트 성격이 짙다. 여기서 서대보는 지명이다. 요녕성 호루도섬의 싱청시에 소재한 촌의 이름이다.(辽宁葫芦岛市兴城市徐大堡镇)

붉은 점이 서대보 위치이다

하지만 중국은 2017년부터 핵발전소 건설에 러시아와 협력해 온 바 있다. 2017년 田湾핵발전소 사업이 있었고 2018년에는 서대보 핵발전소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었다. 이번 서대보 핵 발전에는 국제 3세대 원자력 발전 기준을 만족하는 러시아의 VVER-1000 발전기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분야 협력의 다른 하나는 북극 LNG 개발 사업이다. 중국석유는 러시아의 NovaTek(http://novatek.chinainout.com)과 협력하여 북극 LNG 사업을 하는 "북극 LNG2유한책임 공사"를 함께 설립하기로 하였다. 협약 내용에 따르면 중국 석유 산하의 시추회사 中国石油国际勘探开发有限公司가 동 회사의 지분 10%를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중국이 러시아, 프랑스와 함께 시작했던 야말 프로젝트에 이은 두 번째 북극권 LNG 개발 프로젝트이다.

붉은 점은 야말 광구가 있는 sabetta 항구

이 야말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LNG는 지난 2018년 7월 19일 장쑤 성에 처음 도착하여 국제적인 관심을 끌은 바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서는 3개의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라인 당 연간 66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되 2023년에서 2025년 사이에 생산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광구는 살마로프 (Sal Maarof condensate)로서 Yamalo-Nenetskiy Avtonomnyy Okrug 자치구에 있으며 세계 최대 LNG 산지 중의 하나라고 한다. 러시아 천연가스 생산량의 80%를 점하며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5%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천연가스 판매를 위한 회사도 만든다. 바로 중국 내에 NovaTek 및 러시아 천연가스 기업은행 (GazpromBank)가 중국석화와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이다. 또 중국석화와 시불(SIBUR)는 중국석화가 시불의 시베리아 프로젝트(ZapSibNeftekhim) 생산 제품을 판매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말하자면 중국 에너지 자이언트인 중국석유와 중국석화가 각각 러시아 천연가스의 개발, 그리고 국내 판매를 나누어 맡은 모양새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중국 화학은 북극 시베리아 PAYAKHA 유전 프로젝트도 있다. 中国化学工程集团有限公司 명의로 러시아 Oil Gas Holding 그룹과 PAYAKHA 유전 프로젝트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4년간 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하였다.


북극 지역의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의 13% 정도라고 한다. 천연가스는 30%, 석탄 매장량은 25% 정도로 추정되는 막대한 양이다. 중러 양국은 2017년 소위 "빙상 실크로드"라는 전략적 협력을 통해 이들을 공공 개발하기로 한 바 있었다. 양국은 2023년부터는 본격 생산하여 유러시아 각국에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화학은 이에 따라 6개 유전의 원유 처리 엔지니어링 설비를 제작하며 연간 5천만 톤 규모의 원유 저장 및 운반 부두를 건설한다. 또 410 km 이상 거리의 원유 압력관을 건설하고 750조 와트의 발전소 및 비축 기지를 건설한다.

비축 기지

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각 지방 정부에게 해당 국가와의 협력 강화 임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동성이 해당된다. 따라서 중국과 협력을 하고자 하는 지자체가 있으면 여기저기 알아보기보다는 우선 산동성을 접촉할 것을 권고한다. 러시아의 경우 해당 지방정부는 흑룡강 성이다. 국경의 80% 정도를 흑룡강성이 차지하고 있고 역사적으로도 러시아와의 관계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러시아와의 협력에도 지방정부로서는 유일하게 흑룡강 성이 여기저기 참여하고 있다. 하얼빈 전기 엔지니어링 회사 哈尔滨电气国际工程有限责任公司는 러시아의 동력 기계 회사인 OJSC Power Machines와 전략 협조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향후 화력 발전, 핵발전, 가스 발전 등 분야의 국제 EPC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기로 하였다. 하얼빈 그룹의; 신 엔지니어링 투자유한책임공사 (哈电集团与新工艺投资有限责任公司), 흑룡강 천랑성 엔지니어링 회사 (黑龙江天狼星能源工程股份有限公司)가 중러 지구 합작 발전 투자 펀드에 공동 참여하기로 하였다. 하얼빈 그룹은 러시아의 Калу́га주와도 협약을 맺고 러시아 역내 발전소 건설 등에 참하기로 하였다.

중국이 이렇게 러시아와 에너지 방면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히 미국의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않기로 한 후속 조치의 성격이 짙다. 따라서 이를 보는 미국의 눈길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은 에너지 분야 인재들이 중국 기업이나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실행했다.

https://www.wsj.com/articles/energy-department-bans-personnel-from-foreign-talent-recruitment-programs-11560182546?mod=djem10point


중국은 에너지 분야 외에도 미국이 보라는 듯이 러이사로부터 대량의 농산물을 수입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미국에서 대두를 비롯한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 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농지의 10%를 보유하고 있는 농업 대국이다. 실제로 이 면적은 중국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는 러시아가 농지 면적은 중국보다도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수입해 왔는데 대부분 대두와 옥수수이다. 실제 동북 지역 및 시베리아의 경우 러시아의 인구밀도가 상당히 낮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러시아 지역에 들어가 농사를 짓는 협력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35750533326898084&wfr=spider&for=pc


이 외에도 부동산 개발, 전자 상거래 등의 중러 협력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으나 역시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볼 때 에너지와 식량, 이 두 가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이상 중국 측에서 안보 차원에서 식량과 에너지 원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협약을 맺은 북극 항로의 개발 또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북극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유럽까지 가는 선박 항로는 연중 3개월 정도만 운항이 가능해서 상업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왔다. 하지만 중국이 이미 원자력 쇄빙선을 개발한 이상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상 북극을 통해 가는 항로는 태평양, 인도양 항로에 비하여 거리가 더 멀지만 말라카 해협,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등에서 병목 현상이 있어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관계로 대기 시간이 없는 북극 항로 쪽이 12일에서 15일 정도 단축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연중 3개월은 전략적 우위를 가지는 노선이 되는 데다가 긴급 상황에서는 쇄빙선이 출동할 수도 있다. 그리고 미국이 사실 상 장악하고 있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피하여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보급선이 생긴다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 미국이 이 노선을 공격하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을 자초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대응이 하나씩 나오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트럼프의 다음 한 수는 무엇일까? G20 정상 회담이 잘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은 무엇인가 다음 수를 준비하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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