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도 이어진 사람들과의 기억
엊그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업을 하는 대학 선배 형이 잠시 한국에 들어와
나와 친구와 셋이 만나게 되었다.
새해나 명절에 안부 전하며 연락이 이어지고 있었고, 직접 만난 지는 8년 만이었다
그 형이 만나자마자 하는 말, 혹시 어색할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형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의 인연을 돌이켜보았다.
나보다 2년 선배였는데 형이 군대를 늦게 가서 다른 선배들과 달리 학교에서도 오랫동안
어울릴 수 있었다.
그러다 형이 유학을 떠났고, 거기서 형수님을 만나서 결혼을 하였고, 형 부부가
짧든 길든 유학 오거나 사업차 오는 선 후배들을 정말 많이 챙겼다.
나도 98년 교환학생으로 모스크바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도 형이 공항 픽업부터
학교 기숙사에 데려가 방까지 들어가는 것까지 봐줬던 것을 기억한다.
그때 형의 첫째 애가 갓 태어나서 백일잔치를 보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이번에 같이 만난 친구도 마찬가지로 형의 도움으로 모스크바 생활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10년을 형 식구들과 가족같이 지내다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시간이 흘러 내가 회사에서 러시아 지역 담당자로 일할 때 출장으로 모스크바를
갔을 때도 주말이 끼게 되면 형 집에 가서 만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모스크바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아서 우리 가족 모두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4년을 보냈다.
그동안 형은 현지에서 직장을 다녔고, 형수님은 거기서 사업을 시작해서 열심히 일하고 계셨다.
우리 가족을 포함 여럿을 집으로 초대하여 바비큐 파티를 하며 현지 생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내가 회사 일이 잘 안 풀리고 힘들 때, 뭔가 다른 주제로 얘기하고 싶을 때는 언제나
형과 보드카 잔을 기울였다.
이번에 만나서 과거에 스쳐 지나친 많은 인연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당시 서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형 부부는 많이 주변을 챙겼고,
물론 보답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고마움을 잊고 넘기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나도 안다.
다행히 같이 만난 친구는 여전히 그런 고마운 인연을 잘 챙기고 있다.
같이 찍은 사진을 형이 가족들에게 공유하니 이제 20대 중반이 되는 형 첫째가 왜 xx 삼촌은
이렇게 늙었냐고 할 정도로 형네 가족들과 인연을 잘 유지하니 보기 좋았다.
형, 형수님은 어려운 지금 러시아 상황 속에서도 사업을 잘 유지하고 계신다.
지금까지 두 분이 베풀어 온 사랑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이길 바라며 오래오래 건승하시길 바란다.
(형네 가족은 열심히 교회를 다니시니 그쪽 표현을 섞어본다)
우리의 30년도 넘은 한국에서 시작되어 추운 러시아까지 이어진 인연이 종종 만남으로 이어져
다음번 회포를 푸는 날까지 서로 건강하게 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