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1 - 하금주
인생이 추울 때 너를 만나
나를 꽃으로 대해 준 네가 고맙다
많이 밟힌 여정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시선
너를 만남으로 나를 새롭게 만난다
인생이 추울 때 너를 만나
나를 꽃으로 대해 준 네가 고맙다
아직 꽃이 되지 않은 학생들을 만나 그들이 꽃이 될 것을 기대하고 믿어주며 꽃을 피울 희망을 잃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는 것이 교사의 사명이자 축복입니다.
그러나 이 시를 읽으면서 꽃은 학생이 아니라 교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가슴 벅찼습니다. 부족함의 결정체인 한 인간을 학생들이 교사로 대해 주고 나서야 교사라는 존재가 성립됩니다. 그래야 교사인 자신을 새롭게 만납니다. 학생들을 만나기 전 교사는 그저 추운 인생을 버티는 기껏해야 평범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좋은 노래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좋은 책과 영화도 읽어주고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허망하게 존재 자체를 멈추게 됩니다.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교사도 학생들도 서로를 선택하지 않아도 필연적인 만남이 보장되지만, 그 만남만으로 꽃이라는 존재와 그 지속성까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교사인 저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매년 학생들과의 시한부 만남이 끝난 후 새로운 학생들과 만나기 전 교사는 다시 인생의 추위를 마주합니다. 나이가 더 들어갈수록 그 추위는 더 거세지며 불안함은 더 커져 가지만 이 시와 같은 느낌으로 변함없는 희망을 품습니다.
"꽃이라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만나고 나서 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