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블리쌤 May 03. 2024

제자의 아픔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

오늘 공사 시험을 준비하는 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난번 1차에 합격했다는 연락이 왔을 때 이렇게 격려해 주었었다.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자리라면 무조건 될 거다

면접까지 가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합격하든 더 좋은 자리로 가든 성장의 과정이라고 믿는다

믿음으로 주님과 함께 당당히 잘 하고 돌아오길

그렇게 기도할게^^



1차 면접 통과하고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다고 할 때는 이렇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와우 감사하네 어쨌든 또 한 번의 무대가 허락된 것이니 떨림은 그저 설렘이 되길

계속 기도할게^^



그런데 최종 탈락을 했다는 메시지를 오늘 받고 가슴이 무너졌다. 제자가 얼마나 애쓰고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자는 여기까지 온 것도 작은 성취로 두라고 주신 기회 같고, 예정하신 자리라면 갈 거라고 내가 해준 이야기를 매일 보면서 마지막까지 힘냈다고 태연한 듯 메시지를 보냈다ㅠㅠ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렇게 답을 해주었다.


너의 부족함이라기 보다 너에게 더 좋고 더 맞는 일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괜찮은 척하지는 말고 일단은 마음껏 좌절하고 아파해라. 그동안 너의 노력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거니까. 그 좌절의 끝에서 다시 바닥을 딛고 더 절실한 마음으로 올라설 거다. 아직 주지 않으신 것에 집중하지 말고, 허락될 미래를 꿈꾸기를... 함께 기도하며 계속 응원할게.


제자가 탈락 사실을 접하고도 그럴 수 있다고 참았는데, 내 메시지를 보고 아침부터 우는 사람이 되었다고 답변이 왔다ㅠㅠ



눈물과 슬픔도 할당된 총량이 있다. 그래서 울어야 할 때는, 울고 싶을 때는 그냥 울어야 한다. 미래에 흘릴 눈물을 남겨놓지 않도록...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은 채로 겉 부분만 멀쩡한 척 임시방편으로 봉합해 둔 것일 수도 있으니...



교사로 제자들의 기쁜 소식만 접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내 삶의 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이미 제자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응원하는 운명을 선택했다. 아픔을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아픔을 함께해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예수님은 이 땅에서의 인간의 고통을 면제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십자가의 고통으로 아픔을 함께해 주시러 이 땅에 오셨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아픔은 치유와 회복을 전제로 한다. 내버려두고 포기하면 오히려 무감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자의 아픔 가운데 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보았다. 그 희망 가득한 나의 응원의 마음이 가닿기를...



그런데 정작 제자에게 전할 정말 중요한 말을 빼먹었다.

정말 애썼다. 고생 많았다ㅠㅠ



블로그 글을 볼지도 모르는 제자에게 한 마디 더...

훗날 너에게 맞는 자리에 올라섰을 때 이 블로그 글이 성지가 될 것이니, 그때가 되면 성지순례하러 오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