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방법이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시간이 걸립니다.
어린시절에 학습된 위기대응 방법은 무의식의 수준에서 작동합니다. 또한 이러한 방법이 트라우마와 연계되어 있을 경우에는 잘못된 방법에서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습니다. 우리의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위기대응 방법을 확인해보고 어떤 면에서 잘못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요즘 저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의 여러가지 행동에 대해서 다시한번 돌아보고 왜 내가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분석해보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면 저의 유아기적인 위기대응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저에게는 도움을 줄 어른들이 없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인정해주는 어른들이 주변에 없었기 때문에, 저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마음속에 묻어두고 혼자 삮이면서 살았었습니다. 결국 어린 제가 느끼는 위기가 오면, 부족한 저의 지식과 경험으로 무엇인가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제가 알면 얼마나 알았겠습니까? 제한된 방법만을 찾았었죠. 하지만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수록 이러한 위기대응방안이 굳어지게 된 것이죠.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저의 사전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수치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권위자에 대한 의심과 분노로 저의 마음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을 껴렸습니다.
이러한 대응방안은 직장에서도 이어졌고, 제가 도저히 해결할수 없는 일이 있을때는,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대응을 했었습니다. 이것도 물론 대체할 수 있는 직장이 구해졌을때에만 가능한 방법이죠. 미국에 와서 직장을 다니면서도 어려운 상황이 왔을때, 직장 상사가 선한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고 같이 상황을 이야기 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했어야 했는데, 어떤 어려운 상황이 되면, 직장상사의 의도를 의심하고 반발의 감정을 먼저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경향성은 좋은 대인관계를 맺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가 이러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죠.
맬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을 보면 IQ180의 천재인 크리스토퍼 랭건이 부모와 학교로부터 사회생활에 필요한 대인관계 스킬, 어려움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자기관리의 능력을 배우지 못해서 결국은 학업을 포기하고 시골의 농부로 살게된다는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 환경과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건강한 대인관계와 자기관리 능력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워야 하는데, 어렸을때 주 양육자와의 건강한 관계를 통해서 이를 배우지 못하면 잘못된 방법을 학습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러한 방법은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수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IQ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상황적으로는 크리스토퍼 랭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결국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새로운 대인관계와 자기관리 능력을 학습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것이죠.
얼마나 많은 크리스토퍼 랭컨이 세계에 있을까요? 또한 한국에 있을까요? 정말로 가슴이 아픈것은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대인관계와 자기관리 능력의 부재로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고 삶에서 시들어 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 울분과 안타까움 그리고 분노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조금이라도 제가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세계에서 빠져 나와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