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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Aug 07. 2018

서울, 그 특별함에 대하여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세계

(서울에서의 하루를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https://youtu.be/pTbBXj73QTw



"내가 데려다 줄게"


비록 회사를 떠나기는 했어도, 그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그의 말투에서는 여전히 따뜻함이 묻어나 있었다.


한 여름 땡볕에서 2시간동안 풋살을 한지라 지하철을 타기에는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터였다. 결국 나는 그의 스쿠터 뒷자리에 올라 앉았다.


오랜만에 앉은 스쿠터의 뒷 자리...


약 1년 동안 스쿠터를 타며 회사를 통근했던 나였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스쿠터를 타고 서울의 밤거리를 헤메이고 있는 나의 모습이 신기한게만 느껴졌다.


밤에 동작대로를 지나는 수많은 차들을 뚫고 용산을 지나니 슬슬 서울의 중심부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곧 도착하게 된 시청, 광화문 광장을 지나 경복궁에 들어서자,


현대와 과거를 거닐고 있는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아 내가 정말 서울에 살고 있기는 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너무나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서울 사람이 아닌 지방 사람들에게 서울이란 그런 곳이다. 이미 10여년이 넘는 서울 생활로 인해 서울 사람이 다 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불현듯 서울에서 스쿠터 뒷자리에 앉아 있는 내 자신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졌다.


서울에서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삶이라니!


"내가 스쿠터를 타고 서울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니..."


매일 지나다니는 이 길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짐과 동시에 서울이라는 도시가 나에게 한없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서울, 그리고 스쿠터.


서울, 학창시절 내가 동경해오던 그곳.


스쿠터, 불과 2년전 내가 모터사이클 회사에서 일을 하기 전까지는 단 한번도 내 인생에 들어온 적이 없는.


내가 동경했지만 이미 익숙해져버린 서울이란 장소. 그리고 그 곳에서 스쿠터가 내뿜는 낯설음.


그렇다. 인생이란 언제나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세계이다.


그리고 난 지금 서울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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