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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 Dec 23. 2018

# 13 : 열심히 하시네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하시네요

"공부를 열심히 하시네요" 라는 말을 최근 학원에 같이 다니는 사람으로부터 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시네요라....


그 당시의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로 들릴 수 있는데, 

내가 들었던 상황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에 대해 부러워하는 상황이었다.


집에 돌아가며 생각해보니 그 분이 조금은 한심하기도 하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어이가 없는 말이기는 했다.


그럼 공부를 열심히 하지, 퇴사해서 할 것도 없는데 도대체  공부말고 무엇을 한다는 것일까...


그분 역시 영업 관련 일을 하다가 프로그래밍을 배우러 온 분이었는데, 왜 그분은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일까.


그냥 할게 없어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러 온 것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을 배워보라고 해서? 뭐 이런저런 이유들을 찾아 보았지만, 내가 그 사람이 아닌 이상 정확한 이유를 알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왜 그렇게 공부를 안하냐고 그 사람에게 물어볼 수는 없지 않은가? 뭐 그렇게 친한 사람은 아니기에, 딱히 관심을 가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한편으로는 베트남에서 연수를 같이 받았던 녀석이 생각났다. 그 녀석은 내가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친구였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무엇을 하건 자신의 의지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열심히 하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다른 사람이 억지로 시켜서 하거나,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사실이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그것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만약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기존에 하던 것을 계속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가끔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채 퇴사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내 친구 중 한명도 무엇을 해야할지 정확히 모른채 퇴사를 하였고 지금은 이전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물론 회사는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른채 퇴사를 한 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그 일이 정말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 될수도 있다. 다만 새로운 일을 찾을 때에도, 적어도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은 이유를 찾는다거나, 구체적이고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방향성 정도는 생각해두고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것이 우리에게 정말 어울리는 일인지 알 수 없다. 우리가 그 무언가를 찾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젊었을 때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아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많은 일을 하다보면 그 중에서 한가지는 얻어 걸리는 것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적어도 퇴사하고 프로그래밍 학원에 와서 다른 사람에게 부러워하는 말투로 "공부를 열심히 하시네요"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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