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사는 애인과 만난 일이 있다.
병원에서는 그의 가슴께에 조그만 멍울이 있다고, 그게 큰 병변으로 번지기 전에 수술을 하자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고, 그 말을 전달하는 내 애인도 덩달아 씩씩한 척을 했다. 나는 '간단한 수술? 세상에 간단한 수술이 어디 있지?' 하고 생각했다.
애인은 의연하던 처음의 모습과는 달리 막상 수술실에 들어갈 땐 무서웠는지 내 얼굴이 보고 싶다고 했다. 수술이 끝나고도 하루는 병원에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수술한 부위가 아팠는지 기대고 싶다고, 당신이 지금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먼 일터에 있던 나는 이번 주말에 꼭 내려가겠다고만 했고.
밤기차를 타고, 일터를 뒤로하고, 오가는 길 꼬박 열 시간을 헤아리기 두려워서 못 갔던 날이 있다.
멀리서 하염없이 나를 기다리던 마음도 있다. 그때 가지 못했으니 지금도 찾아가지 못할 말도 있다.
지금 오라던 말, 지금 보고 싶다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