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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24. 2020

K와 C, 고마움 오래도록 기억할게

추석 선물의 맛

등기가 왔다. 보나 마나 상품권이다. 일 년에 두 번을 거의 십 년째 받는 우체국 등기이기 때문이다. K가 보낸 것이다. K는 고교 동창이자 대학동창인 절친이다. 그간 몇 번 어려운 일이 있다며 소액의 돈을 빌려 달랬는데 못 빌려줘 몇 년간 죄책감으로 서먹 해졌는데 K는 그러한 섭섭함도 없이 언제나 한결 같이 추석과 설이 되면 정성을 보낸다. 아무리 친해도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마음이다.


K에게 살아가면서 어찌 원수를 갚아야 할 텐데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깨톡으로 고마움과 잊지 않는 대단함의 한결같음에 감사했다. 답은 매년 쿨하게 동일하다. "추석 잘 보내~"




C는 오래전 VR club에서 인연을 이어온 L동생이 작년 사람 좀 알고 살면 좋지 않겠냐며 마련한 모임에서 몇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같이 해 인연을 맺은 동생이다.


특별하게 많이 만나 친해진 사이가 아니고 그림을 잘 그려  심심찮게 무료로 제공해줘 글의 배경으로 활용하게 해 주어 톡으로 안부를 물어며 가까워진 사이다. 그간 몇 번 만날 기회를 만들었지만 코로나로 무산이 되곤 했다.


업무 후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C에게 전화가 왔다. 가까이 왔다며 다짜고짜 만나고자 했다. 웬일인가 싶었지만 선약이 있어 거절을 해야만 했다. 미안한 마음에 다음엔 시간이 있으니 가까이 올 일 있음 꼭 연락 주라 했다.


다음날인 오늘 퇴근 후 또 C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의도이니 30분 후에 송도에서 차 한잔 하자 한다. 송도유원지의 소금 커피집에서 만나 커피 한잔 먹을 시간에 세상 사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마무리하고 주섬주섬 일어나 주차장으로 가는데 C가 차 뒷문을 열더니 햄 선물 셋하나 툭 안겨 준다. 묵직하다.


급 깜놀 해야 했고 감동 먹었다. 왜 어제 보잔은 지 이제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순간 당황하다 거듭거듭 챙겨 줌에 감사하고 거절 하기에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고맙게 받겠다 했다.




선물의 맛​ 이란 정성과 마음이 값어치보다 매우 중요하다. 또 받는 것도 감사 하지만 주는 기쁨도 쏠쏠하다. K도 C도 업무상 관계가 없다. K는 30년간보다 앞으로의 30~40년을 더 함께 가야 할 친구이고 C는 이제 서로를 잘 알아가야 하는 단계이다.


이틀 동안 감동 먹었다. 잘 난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인데 주변에 함께 하면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게 늘 즐겁기만 하다.  명절 선물의 맛은 정성과 성의의 조미료가 잘 버무려 우려낸 신뢰이다.


추석이 좋다. 모두 한가위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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