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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Mar 16. 2021

어느 곳이나 머물면 좋다

갬성으로 살다


풀밭에 누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 벌레 소리와 산뜻한 바람 소리 그리고 풀내음이 있었든 추억의 너머로 기억되는 오래전 흔했던 촌마을 풍경이다.


그 이후 도시에 살면서 옛 기억대로는 살 수는 없었지만 날이 좋으면 풀 밭에 돗자리를 펴는 걸 좋아했다. 맥주 한 캔에 과자 한봉 다리면 족한, 지금 생각해 보면 멍과 유사한 것 같기도 했다.


꼭 하고 싶었던 게, 가는 대로 오는 대로, 목적 없이 구름과 바람이 가는 대로 의자 하나 펴고 싶은 것이었다. 불멍, 물 멍, 하늘 멍 모두 다 좋았기 때문이었다.


캠핑용 의자 2개 늘 구입했다. 전문적으로 캠핑을 할 생각은 없다. 많고 많은 장비를 챙기고, 펴고, 거두고, 씻고, 관리를 해야 하는 귀찮음은 적응이 어렵다. 의자는 차 화물칸에 있던 돗자리를 대신했다. 이제 내비가 알려주는 길만은 가지 않기 위해, 가끔은 고의적 잘못 길을 들기 위해, 내비를 켜지 않을 것이다. 어느 곳이든 간단히 의자를 펴고 앉아 멍 때리기만 하면 된다.


인생은 한방이고 불 확실한 게 매력이다. 발길 가는 대로, 차 가는 대로 그리고 내 마음대로.


시험 삼아 폈다. 춥다. 현실과 이상은 늘 차이가 있다. 금방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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