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나 머물면 좋다

갬성으로 살다

by 바다 김춘식


풀밭에 누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 벌레 소리와 산뜻한 바람 소리 그리고 풀내음이 있었든 추억의 너머로 기억되는 오래전 흔했던 촌마을 풍경이다.


그 이후 도시에 살면서 옛 기억대로는 살 수는 없었지만 날이 좋으면 풀 밭에 돗자리를 펴는 걸 좋아했다. 맥주 한 캔에 과자 한봉 다리면 족한, 지금 생각해 보면 멍과 유사한 것 같기도 했다.


꼭 하고 싶었던 게, 가는 대로 오는 대로, 목적 없이 구름과 바람이 가는 대로 의자 하나 펴고 싶은 것이었다. 불멍, 물 멍, 하늘 멍 모두 다 좋았기 때문이었다.


캠핑용 의자 2개 늘 구입했다. 전문적으로 캠핑을 할 생각은 없다. 많고 많은 장비를 챙기고, 펴고, 거두고, 씻고, 관리를 해야 하는 귀찮음은 적응이 어렵다. 의자는 차 화물칸에 있던 돗자리를 대신했다. 이제 내비가 알려주는 길만은 가지 않기 위해, 가끔은 고의적 잘못 길을 들기 위해, 내비를 켜지 않을 것이다. 어느 곳이든 간단히 의자를 펴고 앉아 멍 때리기만 하면 된다.


인생은 한방이고 불 확실한 게 매력이다. 발길 가는 대로, 차 가는 대로 그리고 내 마음대로.


시험 삼아 폈다. 춥다. 현실과 이상은 늘 차이가 있다. 금방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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