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하진 않아요
아침이 열리지 않아 어둠이 남아 있는 이른 아침, 밤새 폴폴 내린 눈으로 온통 눈나라가 되어 있어요.
35년 된 아파트라 턱없이 부족한 지하주차장 덕분에 눈이 오는 날엔 하얀 눈을 이고 진 차들의 모습을 봅니다.
하루 종일 펑펑 내리면 좋을 텐데 눈이 멈추고 금세 해가 나와 하늘이 밝아졌어요. 순간 눈나라에 반해 깜박 잊은 현실로 돌아오면 차마다 이고진 눈의 처리는 참 상 그로운 일이기는 하네요
이럴 때면 새 아파트의 널따란 지하주차장이 부럽기도 하지만 가끔씩 볼만한 겨울 풍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퉁친다 하면 나름 위안이 된다 할게요.
봄이면 벚꽃 캐럴 "벚꽃엔딩", 10월의 보험 곡 "잊혀진 계절" 이 있다면 눈 오는 날에 "첫눈이 온다고요"란 아련한 추억을 부르는 계절 노래가 있다고 해요.
슬퍼하지 말자고요. 첫눈이 오니까요.
눈 온 동네를 돌고 돌아다녔더니 바람은 차갑고 날은 춥네요. 얼른 산과 들과 도시와 내 마음에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