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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30. 2024

완벽한 날 Perfect day

통도사

비가 올 듯 말 듯하다 하얀 구름이 검은 회색으로 변하고는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 두 사람 모두 비를 예상한 듯 느릿느릿 우산을 펴기 시작하였고 급히 서두르는 사람 없어 평온하고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우산을 펴려다 잠깐 쉴까 하여 때 마침 가까이 있는 찻집에서 붉은색 오미자를 주문했습니다. 오늘따라 더 붉은 듯합니다. 넓은 창문이 여러 개인 전통풍의 찻집은 바깥 풍경과 잘 어울립니다. 지붕으로 막 내리기 시작한 비는 물방울로 변해 처마 아래로 똑똑똑 떨어지고 담벼락과 어울린 연분홍 능소화는 비를 맞기 시작해 꽃과 비의 조화에 운치를 더 합니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두 분이 보입니다. 갑작스러운 비에도 해탈한 듯한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서로 일행이 아닌듯한 두 분은 능소화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다 마침내 한 의자에 앉아 휴대폰에 능소화를 담으며 소곤소곤 정겨운 대화를 이어 갑니다.


세상 부러울 것도 내려놓을 것도 없이 천천히 마음 가는 대로 구름 가는 대로 따라나서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게 좋은 날을 완벽한 날 Perfect Day이라 한다면 오늘이 바로 그날인가 봅니다. 오늘 마음의 안식과 편안함을 주는 잠시 머문 여기는 양산 통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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