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글(그림에 포함된 글)을 어디선가 보고서 한 30년도 더 오래전 나의 어릴적 모습이 떠올랐다. 강화도 시골 섬마을, 그때는 테레비죤이 없는 집들도 부지기수 였다. 여름에는 뒷산에 올라서 사슴벌레, 풍뎅이 잡고, 개울에 가서는 가재잡고 첨벙첨벙 물놀이 하는게 다였다. 지금 도시의 어린이들에게는 쉬이 접하기 어려운 모습이고 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10살도 안되었던 그 시절 강화도 그 마을에서 나는 동네 형, 친구, 동생 들과 마을 어귀에서 동네를 놀이터 삼아 술레잡기 숨박꼭질,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오징어게임, 비석치기를 즐겼다. 사실 그것들 외에는 딱히 즐길만한 놀이가 없었다. 그것들은 단지 사람만 모이면 할수 있는 놀이였다.
그 당시에도 괴롭힘이란것이 있었고, 꽤나 주먹질하는 무서운 몇살위 형들도 있었으며, 과자나 돈을 뺏는 나쁜 동네깡패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뿐 대부분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며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사람이 없으면 놀수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운동신경이 다소 둔해서 깍두기를 한적이 많았다. 지금같으면 제껴두던가 알아서 집으로 향했을 것 같다. 그런데 당시는 친구들이 넌 잘 못하니까, 혹은 짝이 안맞으니까 깍두기 해라, 라고 말해줬다. 깍두기에게도 꼭 한두번의 놀이 참여기회는 주었다. 저리 혼자 두면 그리고 구경만 하라고 기다리게하면, 깍두기가 심심해하고 기분이 안좋아지리라는 나름 역지사지의 생각이 전제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분명 그랬으리라.
기술이 발달하고,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하면서 눈에보이지 않는 계층이 생겨나면서, 너와 나라는 이분법적 대인관계 구조가 너무도 뚜렷해진 시대다. 그때의 깍두기들은 지금의 고통받는 왕따가 되어간다. 우리는 없어지고, 나만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의 우리문화는 단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순기능도 꽤나 많았다. 더구나 우리 한민족이라 부르는 살구색피부에 검은머리 흰옷을 즐겨입는 사람들의 오랜 정서이기도 했다.
문득, 과거로 돌아가 생각해보니, 지금 나는 너무도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도 소실되고 변질되고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한다. 그립지는 않지만, 안타까움이 든다. 내 또래, 비슷한 정서와 추억을 가진 30~40대는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