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4년 차, 암에 걸리다
3년 차의 혹독함을 겪어내고 교사로서, 담임으로서의 고민의 늪을 여러 번 통과하며 드디어 4년 차. 첫 고3 담임을 맡아 떨리기도 설레기도 한 마음으로 개학을 기다리던 2월,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되었다.
고작 30대인데, 몸에 나쁜 건 안 먹었는데, 못되게 살지도 않았는데(?) 내가 암이라니. 진단을 받고 슬픈 감정이 올라오기도 전에 눈물이 흘렀다. 진료실 밖으로 나왔는데 온통 할아버지, 할머니, 내 부모님 또래의 어르신들.. 아무리 생각해도 꿈인 것 같았다.
병가를 내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3월은 정신없이 바쁘고 숨 가쁘게 지나가야 하는데 고요하고 조용한 3월이 이상하다. 살기 위해 꾸역꾸역 러닝머신 위로 올라가 걸으며 채널을 돌리는데 EBS가 나온다. 수업하는 교사가 문득 너무 부러워졌다. 스트레스 많았던 작년에 너무 힘들어서 암이 생긴 걸까 추측하다가 심지어 두어 녀석들 얼굴이 떠오르기까지 해서 무엇 때문에 학교생활에 내 영혼을 갈아 넣었을까 후회도 했는데, 그래도 나는 칠판 앞에 서 있고 싶은 것 같다. EBS 강사의 수업을(이해도 안 되는 영어 수업을) 꽤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4년 차,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