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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뚜쌤 Sep 11. 2020

수업에 민주적 감수성 더하기 2

두 번째 더하기 :  학생의 삶과 연관되는 '주제'로 수업하기 

두 번째 더하기

    : 학생의 삶과 연관되는 '주제'로 수업하기


가. 토픽(topic)으로 가르치기

  

  학교 현장에서 주제중심 교육과정과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6 핀란드 국가핵심교육과정 개편 : 학습의 기픔(Joy of Learning)을 향한 끝없는 여정’이라는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다. 이 보고서 서론에 영국의 저명한 신문인 �Independent�의 기자 리차드 가드너는 2016년 적용될 핀란드 교육과정 개편 소식을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으로 대서특필한 내용이 나온다.      


핀란드 학교: 교과목(subject)을 폐기시키고, 대신에 ‘토픽(topic)’을 새로운 교육시스템에 안착시켰다.

(the Independent, 2015, 3, 23.)     


  기자에 따르면, 핀란드는 2016년 국가핵심교육과정 개편에서 지금껏 해오던 전통적 방법인 ‘교과로써 가르치기(teaching by subjects)’를 포기하고, ‘토픽으로 가르치기(teaching by topics)’ 학습 방법으로 급진적 변화를 시도하게된다. 이에 대해 세계는놀라움과 우려 반응을 동시에 보였다. ‘역시 핀란드답다’라는 반응에서부터 ‘교과를 없앤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는 등 핀란드의 국제적 교육명성에 걸맞게 핀란드교육과정 개편은 국제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 개편 결과가 어떻게 현장에 구현될 것인지, 또한 새로운 시도가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세계 교육전문가들이 핀란드 교육혁신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심은 우리나라의 교육체계에도 관심을 일으켰고,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주제중심 교육과정과 프로젝트형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중요하 것은 어떤 ‘주제’로 학생들과 수업을 구성하는지, 그 ‘주제’가 학생들의 삶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또한 주제 수업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그 수업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 참여 동기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 학생들의 민주적인 감수성을 깨울 수 있는 요소들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 프로젝트 주제 수업의 3요소    


  민주적으로 학급을 운영하거나 하나의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할 때, 고려해야 하는 3가지 요소들(아래 그림 참조)이 있다. 교사의 철학, 주제로 수업을 디자인하는 것을 기본으로 학생들의 생활에서 체험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마련되어야 하며,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프로젝트 수업 시 고려해야 하는 3요소


이런 요소들이 교육과정과 수업에 잘 반영될 수 있는 특정 시기가 바로 ‘학기 초’이다. 학기 초는 새로운 구성원들이 만나 학급의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함께 약속을 정하고, 민주적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런데 이 교육 활동이 보통 ‘수업’과 별개로 운영되거나 학교 교육에 있어 의례적인 절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하나의 ‘주제’로 접근하면 어떻게 될까?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를 학생들이 경험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학교’라는 주제 수업 구성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될 수 있어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을 기획하게 되었다. 아래 [주제얼개 표]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학교 프로젝트 수업 주제얼개 표 중 일부.


다. 수업 공감대와 감수성을 높이는 요소 

    

 위 주제 수업의 내용을 보면 학생의 삶과 연관된 부분들이 보인다. 소주제인 [우리가 꿈꾸는 학교 Part]에 학급운영비의 권리에 대해 학급에서 토의 활동이 진행된다는 것은 학교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학생들과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학생자치를 바라보는 학교의 문화가 변화하는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한 두 차례로 끝내지 않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이 집약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만큼 학습의 효과도 클 것이다.     


    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학생들의 공감대를 높이고, 학생들에게 주어진 권리에 대한 감수성을 더했던 활동도 있었다. 첫 번째는 아래처럼 현장체험학습 장소에 대해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고자 투표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각 교실에서 진행한 투표함을 실제로 3.15 부정선거처럼 바꿔치기를 해보았다. 

학생들이 원하지 않은 산당산성으로 투표 결과가 나오게 조작된 투표함을 미리 만들어 놓고, 학생들 모르게 바꾸어 발표를 하면, 그 결과가 어떨까? 아마 모든 선생님들의 상상하는 장면이 펼쳐질 것이다. 이 날 쉬는 시간은 혼돈이 된다. 그러다 한 아이가 교탁밑에 숨긴 진짜 투표함을 발견한다면, 그 혼돈은 분노로 바뀐다. 정말 4.19혁명의 모습을 교실에서 학년에서 재현되는 느낌이다. 그러고 이어진 4.19혁명에 대한 수업, 학생들은 몰입할 수 밖에 없고, 학생회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에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게 된다.      


우리 학교의 일상과 수업에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민주적이지 않은 요소들이 있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뿐이다. 교과서 중심의 수업을 넘어, 주제로 수업을 구성할 때 우리의 수업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의 삶에 소소하지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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