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달리기
오늘이 달리기 나흘째.
시작하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
첫 번째 기준으로 삼은 선착장까지
처음으로 쉬지 않고 달렸다.
만세.
반환점을 돌아올 때도 어제보다 더 오래 달렸다.
아직도 걷는 시간이 제법 되지만...
연휴 나흘 만에 놀라운 발전이다.
시작할 땐 자신에게 관대한 성격이 장점이지만
이제부턴 기준을 높이고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밀어붙여야 할 때 같다.
더 달릴 수 있는데도
“잘했어. 괜찮아. 걸어가도 돼.”
칭찬하느라 쉽게 포기하게 된다.
다리는 물론 달린 만큼 피곤하지만, 상반신이 책상 일이라도 하는 듯 평온하다.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가쿠타 미츠요
가쿠타 미츠요 씨처럼 뛸 수 있는 상태는 언제쯤 올까?
어제 본 강아지처럼 가볍고 즐겁게 뛸 날도 오겠지?
즐겁게 까지는 아니지만
오늘은 하반신에도 땀이 나서 기뻤다.
혈액순환이 다리까지 잘 되고 있다는 신호다.
핏빗 기록은 어제와 큰 차이가 없다고 나오지만
몸은 변화가 시작됐다고 작은 신호들을 보낸다.
몸 전체에 땀이 나는 게 그 신호이고
안 쓰던 왼쪽 다리 근육의 움직임을 느낀 게 두 번째 신호다.
아무튼 힘든 건 여전해서
고꾸라질 듯 뛰다가 멈추면
허리 뒤쪽에 손을 짚고 걷게 된다.
그 자세가 기댈 곳 없는 몸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걸
오늘 아침 깨달았다.
달리면서 몸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일상을 준비하는 걸까.
그동안은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러닝 하는 이들이 제법 보여 반갑다.
안정된 자세로 뛰는 부부 발견.
그 자세를 보고 따라 해 본다.
양팔을 옆구리에 바짝 붙이고 최소한도로 움직이기
보폭은 넓지도 좁지도 않게 규칙적으로.
2월 말에는
5km 쉬지 않고 뛰기 목표를 이루고 싶다.
내일부터 출근 시작이다.
아침에 뛸지 저녁에 뛸지
어떤 게 효율적 일지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