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러닝
지난주 토요일에 뛰고 5일 만이다.
바람 없고 적당히 시원한 날씨.
뛰기에 딱이다.
조금 큰 보폭으로 뛰어 본다.
'어, 지난주보다 잘 뛰는데?'
반환점을 돌기 전에 다시 속도가 줄긴 했지만
기분 좋은 변화다.
낮에 꽈배기를 4개쯤 먹은 것 같다.
흘러내리는 땀에서
설탕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좁은 길을 나란히 걷는 이들을 만나면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 서야 하는 순간이다.
오늘도 중년 부부께서 내 앞을 막는다.
등 뒤에서 헥헥 거리는 내 숨소리를 들으셨는지
아저씨가 아주머니의 뒤편으로 서서 길을 내주신다.
경황이 없어 계속 뛰기만 했는데,
다음에 이런 경우를 만나면 꼭
"실례하겠습니다."라거나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예의 바르게 뛰어야지. :D
5일 만에 뛰니, 쉬지 않고 5km 뛰기는 무리다.
반환점 부근에서 걸으면서 숨을 다듬고 다시 Run.
오늘 한강에서 마주친 러너들은
나 같은 런린이들이라
본받고 싶은 사람은 안 보인다.
오늘처럼 뛰기 좋은 날.
러너들은 어디서 뛰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달리기를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달리면서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봤다.
빠르진 않지만 끝까지 달릴 것.
타인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시선을 목적지에만 맞출 것.
인생 마지막이 최고의 순간이 되도록
비전을 놓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