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많고 마음 무거워지는 토요일 저녁
이럴 땐 뛰어야지.
힘차게 한강으로 출발.
바람이 차갑게 분다.
귀가 시리다.
오른쪽 뺨을 연신 때리는 바람 덕에
정신이 번쩍 든다.
한 여성이 우아하게 나를 앞질러 달린다.
오. 잘 뛰네.
그녀의 하얀 운동화가 눈에 들어온다.
나, 운동화 사야 하는데...
다른데 돌아다니느라 못 샀네.
반환점 부근 보행로는 폭신한 트랙이다.
뛸 때 무릎에 무리가 덜 가는 바닥.
반환점을 기준으로 구가 달라지는 우리 동네.
우리 동네 한강로는 시멘트 바닥.
흠. 그래서 러너들이 안 보이는 걸까.
구청장님께 메일을 보내볼까.
구민의 무릎 복지를 위해
한강 보행로에 에폭시를 깔아 달라고.
에이. 내가 운동화를 사는 게 더 빠르겠는걸.
어제보단 무릎 통증이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쿠션 좋은 운동화는 필요하지 싶다.
그나저나
새 운동화를 신으면,
아까 봤던 우아한 러너처럼 뛰게 될까.
오늘도 시덥잖은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5km 완주.
뛰면서 흘린 땀만큼
복잡한 생각도 조금 정리됐다.
좋았어. 내일 다시 움직여 보자.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