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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제이 Mar 06. 2021

러닝 12일 차

생각 많고 마음 무거워지는 토요일 저녁

이럴 땐 뛰어야지.

힘차게 한강으로 출발.


바람이 차갑게 분다.

귀가 시리다.

오른쪽 뺨을 연신 때리는 바람 덕에

정신이 번쩍 든다.


한 여성이 우아하게 나를 앞질러 달린다.

오. 잘 뛰네.

그녀의 하얀 운동화가 눈에 들어온다.

나, 운동화 사야 하는데...

다른데 돌아다니느라 못 샀네.


반환점 부근 보행로는 폭신한 트랙이다.

뛸 때 무릎에 무리가 덜 가는 바닥.

반환점을 기준으로 구가 달라지는 우리 동네.

우리 동네 한강로는 시멘트 바닥.

흠. 그래서 러너들이 안 보이는 걸까.

구청장님께 메일을 보내볼까.

구민의 무릎 복지를 위해

한강 보행로에 에폭시를 깔아 달라고.

에이. 내가 운동화를 사는 게 더 빠르겠는걸.


어제보단 무릎 통증이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쿠션 좋은 운동화는 필요하지 싶다.

그나저나

새 운동화를 신으면,

아까 봤던 우아한 러너처럼 뛰게 될까.


오늘도 시덥잖은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5km 완주.

뛰면서 흘린 땀만큼

복잡한 생각도 조금 정리됐다.

좋았어. 내일 다시 움직여 보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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