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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제이 Mar 07. 2021

러닝 13일 차

운동은 장비발

횡단보도를 건너려 서 있는데 문득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근육 없는 뱃살에 생긴 작은 변화.

다리를 움직이는 러닝이

골반과 요추 주변 근육들을 단련시켰나 보다.

(아직도 푸짐하게 잡히는 옆구리 살은 여전하지만)


이런 작은 변화 때문에 계속 뛰고 싶어 진다.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뛰어야지.


날씨가 좋으니 외출 나온 사람들이 많다.

곧 벚꽃이 필텐데...

그러면 더 많은 이들이 나오겠지.

사람 많은 장소는 피하고 싶은 요즘이다.

결국 러닝은 해가 진 뒤 저녁 시간으로 굳혀질 듯하다.


아, 그전에

저녁 먹고 운동화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

슈마커란 매장의 러닝화 코너는

정체성이 모호한 녀석들이 주를 이룬다.

가격은 싼데 밑창이 딱딱한 녀석들.

이건 일상화이지 러닝화가 아닌데 왜 여기 진열해 놨지?

여긴 안 되겠다. 패스.


다음으로 들른 나이키 매장

가장 저렴한 러닝화와 조금 더 높은 가격의 러닝화를 신어봤다.

각각 6만 9천과 10만 9천 원이니 편하게 69와 109라 부르겠다.

69는 볼 부분이 넓어서 착화감이 편한다.

109는 조금 타이트하지만 발 전체를 감싸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둘 다 마음에 들지만,

예상에 없던 지출이라 69로 결정.

저녁 러닝 시 보호색으로 할 겸 흰색으로 구매.


69를 신고 처음 달리는 한강.

우와. 이럴 수가.

무릎 통증이 없다.

운동화에 따라 몸이 느끼는 감각이 이토록 차이가 있다니.

69 덕에 시간도 조금 더 단축됐다.

마지막 500미터 정도는 약간 빠른 달리기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문득

109를 신었다면 어떨까 궁금하다.

러너스 월드 잡지에서

러닝화의 바닥 폼은 48시간이 지나야 원상복구가 된다고 했다.

흠. 그렇다면...

다음 달에 109를 데려와야 할 합법적인 이유가 생겼군. :D

운동은 장비발인 걸 무릎으로 느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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