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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제이 Mar 29. 2021

러닝 21일 차

달빛 러닝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는 늘... 잔다.

스르륵 눈이 감기고 내릴 때 즈음이면

물먹은 스펀지 마냥 나른해져

만사 귀찮고 계속 자고만 싶다.


어제 뛰었으니 오늘은 푹 쉬어?

집에 도착할 때까지

터벅터벅 걸으며 내적 갈등의 시간.

신기한 건 저녁밥을 먹고 2-30분 쉬면

기력이 회복된다는 것.


비 와서, 미세먼지 심해서, 늦게 퇴근해서...

못 뛰는 날이 많으니

안 뛰는 날을 줄여보자.

오늘도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나간다.


한강은 어제보다 더 조용하다.

걷는 사람들 피해 뛰지 아도 되니 좋네.

나오길 잘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오와. 하늘에 엄청나게 큰 달이 떠있다.

누군가 하늘에 둥근 LED 등을 걸어놓은 듯 환하다.

러닝 마치고 인증샷에 담아보려는데,

아이폰 s7엔 담기길 거부한다.

뿌옇게만 나온다.


어두운 곳에선

더 크고 밝게 비치는

달빛에 취해 달리다 보니

6km 넘게 달렸다.

이거 이거 이러다

내년에 마라톤 나간다고 팔랑거리는 거 아냐.

혼자 김칫국 한 사발 마셔본다. :D


헬리콥터 착륙하는 날 러닝에 이어

오늘 달빛 러닝이

런린이의  번째 인상적인 러닝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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