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러닝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는 늘... 잔다.
스르륵 눈이 감기고 내릴 때 즈음이면
물먹은 스펀지 마냥 나른해져
만사 귀찮고 계속 자고만 싶다.
어제 뛰었으니 오늘은 푹 쉬어?
집에 도착할 때까지
터벅터벅 걸으며 내적 갈등의 시간.
신기한 건 저녁밥을 먹고 2-30분 쉬면
기력이 회복된다는 것.
비 와서, 미세먼지 심해서, 늦게 퇴근해서...
못 뛰는 날이 많으니
안 뛰는 날을 줄여보자.
오늘도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나간다.
한강은 어제보다 더 조용하다.
걷는 사람들 피해 뛰지 않아도 되니 좋네.
나오길 잘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오와. 하늘에 엄청나게 큰 달이 떠있다.
누군가 하늘에 둥근 LED 등을 걸어놓은 듯 환하다.
러닝 마치고 인증샷에 담아보려는데,
아이폰 s7엔 담기길 거부한다.
뿌옇게만 나온다.
어두운 곳에선
더 크고 밝게 비치는
달빛에 취해 달리다 보니
6km 넘게 달렸다.
이거 이거 이러다
내년에 마라톤 나간다고 팔랑거리는 거 아냐.
혼자 김칫국 한 사발 마셔본다. :D
헬리콥터 착륙하는 날 러닝에 이어
오늘 달빛 러닝이
런린이의 두 번째 인상적인 러닝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