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한강
벚꽃 눈이 내린 인도를 걷는데
뭔가 허전하다.
무릎 보호대 하는 걸 잊었다.
에잇. 아프면 걷지 뭐.
날이 더운듯해 점퍼를 벗고 나왔다.
반바지 입은 러너가 옆을 지나간다.
시원해 보이는걸.
흠. 올블랙 패션, 뭔가 프로다워 보인다.
반면 펑퍼짐한 츄리닝 내 바지, 생활 체육인스럽다.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학용품 탓한다는데...
어른이 된 런린이는 다른 러너의 옷빨이 부럽다.
날씨가 좋으니 사람이 많다.
월요일의 차분함과 달리
한강이 북적북적하다.
산책객들이 많아
달리다가 멈춰 서기를 몇 번인가 반복해야 했다.
하아. 월요일까진 좋았는데.
그래도 한강이 나만의 것은 아니니 심통 내지 말자.
주말에 비 소식이 있다 했는데
비릿한 냄새가 마스크 사이로 들어온다.
사람에, 냄새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러닝이 끝나간다.
어랏. 무릎이 안 아프네.
무릎 주변에 근육이 생긴 걸까.
여전히 보폭은 좁고 속도는 더딘 런린이지만
기분만은 좋은 러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