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는 결혼은 할 확률이 0%입니다
몇 달 전 사촌누나의 장남 결혼식에 다녀왔다. 신랑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 삼성과 애플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에서 근무하고 있고 신부는 행시를 패스한 분이었다. 사회는 판사인 동문이 봤고 주례는 미디어에서 몇 번 본 듯 한 신랑 스승인 서울대 법학 교수라는 분이 섰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자리였지만 마음은 여러 생각으로 불편했다. 모두 우리를 잔치에 왜 왔냐는 듯 쳐다보는 것 같았고 화려한 결혼식을 재밌게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발달장애의 결혼율은 자폐성 장애인이 0%로, 지적 장애인이 20%로 알려졌다. 난 아들을 결혼시킬 생각이 없다. 딸도 그렇다. 이 둘을 내가 품고 죽을 때까지 갈 생각이다. 물론 손주라는 말은 내 생에 없어야 할 단어다. 이렇게 말하면 인권 단체에서는 학대라 할 것이다. 학대 맞다. 그들에게는 사랑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권리도 있고 엄마 아빠가 될 권리도 있다. 그러나 누가 소중하게 키운 딸을 아이큐 54이고 ADHD인 아들과 결혼시키고 싶을까. 누가 금지옥엽 키운 아들을 지적장애인 동생을 둔 여인과 결혼시키겠는가?
“네가 울기를 잘하니 바보 온달에게나 시집보내겠다”
고구려 평원 태왕이 어린 울보 공주에게 겁을 줄 때 하던 말이다.
역사의 진실을 떠나 과거에도 바보와 결혼하는 것은 큰 두려움이었다. 결혼은 현실임을 난 잘 알고 있다. 신데렐라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은 아파트 가격으로 구분되고 있지 않은가?
내 아들과 내 딸, 사랑하는 내 아내와 같이 행복하게 살다 볕 좋은 날 하늘로 가고 싶다.
그곳에서 기꺼이 평강으로 새로 태어나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