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 균열, 금
마을 사람들은 눈을 떴지만, 눈을 뜬 채 멈춰 있었다. 그들의 몸은 깨어난 듯 보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한 번도 이 완벽한 시스템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고, 이 울음소리와 상황이 무슨 의미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들은 깨어났지만, 그들의 손과 발은 모든 것이 통제된 삶의 한계 속에서 여전히 묶여 있었다.
그냥 모든 것이 평소의 것과 전혀 달랐다.
병아리 C는 알에서 나온 이후,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새로운 힘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작은 몸에는 무언가 막대한 의무가 있었다. 코튼캔디그랜파는 그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에게 말은 필요 없었다. 그들의 행동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었다. 병아리 C는 코튼캔디그랜파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그리고 그가 알을 원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들의 발걸음이 조용히 알 탑의 반대편을 향했다. 그 길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
병아리 C는 작은 발걸음으로 빠르게 코튼캔디그랜파를 따랐다. 그리고 뒷편에 다다랐을 때 코튼캔디그랜파의 붉은 털이 수 많은 알중 하나를 가르키는 듯이 털이 하나의 방향으로 쭉 뻗쳤다. 선택받은 알은 그의 기운에 살짝 흔들리기 시작했다.
병아리 C는 그 순간 작은 날개를 펼쳤다. 작은 날개에는 알을 잡으려는 의지가 실려 있었다.
그러나 그 작은 날개로는 알을 제대로 감쌀 수 없었다. 그의 날개는 너무 작았고, 알은 너무 컸다.
신체적 한계가 명확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그는 무언가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태어난지 30분도 안된 병아리 C는 한 번도 이런 것을 해본 적 없었지만, 꼭 자신이 해야만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병아리 C는 한 번 더 날개를 퍼덕였다. 작은 날개에 밀린 알은 그의 작은 날개에 의해 살짝 옆으로 굴렀다.
병아리 C는 생각을 바꿔 다른 움직임을 시도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시도가 문제를 해결했다.
C, C, C, C, C, C, C 병아리 C는 만족스러운 울음소리를 내며 알을 알 탑에서 멀어지도록 천천히 굴리기 시작했다.
코튼캔디그랜파는 고요하게 그를 뒤따랐다. 그의 몸은 마치 공기처럼 가볍게, 그러나 존재감은 무겁게 병아리 C를 뒤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붉은 기운은 알의 주변을 감싸며, 굴러가는 알에 작은 힘을 보태주고있었다.
알이 굴러가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존재들의 움직임이었다.
병아리 C의 작은 날개는 계속해서 알을 밀었다. 그리고 코튼캔디그랜파의 붉은 기운 더욱 짙어지며 알과 함께 병아리 C 마저 둘러싸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 살며, 한 번도 그 흐름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이 이질적인 상황 속에서, 몸이 멈춰버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병아리 C는 계속해서 알을 굴렸다. 점점 날개에 힘이 빠졌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시속 100m의 속력으로 알은 점점 더 알탑과 멀어지고 있었다. 그는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어가며 알을 밀어냈고, 코튼캔디그랜파는 그의 뒤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며, 때로는 붉은 기운으로 알을 미세하게 밀어내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이상한 장면은 서로의 역할을 교묘히 나누며 꽤 오랜시간 지속되었다. 병아리 C는 날개로 밀고, 코튼캔디그랜파는 아무런 움직임 없이 기운으로 알을 뒤에서 밀어주었다. 그들의 움직임에는 하찮음과 숭고함이 동시에 존재했다.
몇시간 후, 마침내 그들은 알을 탑에서 완전하게 떨어트리는 것에 성공했다. 병아리 C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 알을 바라보았다.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성취감을 느꼈다. 그 순간, 그의 울음이 다시 터져 나왔다.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C
그의 울음이 더 크게 울려 퍼졌고, 그 울음에 맞춰 닭들도 다시 울기 시작했다.
C, 꼬꼬_ C, 꼬꼬_ C, 꼬꼬_ C, 꼬꼬_ C, 꼬꼬_
결국, 알 하나가 마을사람들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하나 둘씩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의 눈앞에서 소중한 알이 시속 100m의 아주 느린 속도로 굴러가고 있었지만,
그들의 몸은 그 자리에서 멈춘 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반란의 시작처럼 보였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변화의 시작처럼 보였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균열의 시작처럼 보였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혼란의 시작처럼 보였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혼돈의 시작처럼 보였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격변의 시작처럼 보였다
병아리 C와 코튼캔디그랜파는 알을 가지고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작은 재앙의 시작처럼 보였다
그들은 첫 알을 훔쳤다. 그것은 마을의 첫 균열이었다.
2024 The Egg Thi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