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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트 수집 일기

#20 웃음

by 씬디북클럽

#20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것에 대해 써보세요.




나 : 빨강아, 이 통통한 배 다 어쩔 거야?

빨강 : 우리 할머니가 그러는데, 다 키로 대요.



나 : 오늘 이야기 시간에 집중하지 않았으니까 선생님이 내는 문제 맞혀야 해. 못 맞추면 오늘 자유 놀이 시간 없어요.

주황 : 네...

나 : '바나나'를 영어로 뭐라고 할까요?

주황 : 선생님, 너무 어려워요. 모르겠어요.



노랑 : (속삭이며) 선생님, 아까 선생님이 비밀이라고 했던 거, 초록이에게만 말해줬어요.

나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

노랑 : 초록이한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나 : 파랑아, 엄마 오셨어요. 집에 가야죠.

파랑 : 오늘 놀지도 못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엉엉엉...



남색 : 선생님, 엄마 보고 싶어요. 엉엉...

나 : 나도! 선생님도 엄마 보고 싶어... 엉엉...

남색 : (나를 토닥이며) 괜찮아, 괜찮아...



나 : 선생님이 좋아, 새싹반 선생님이 좋아?

보라 : 지금은 강소영 선생님이랑 있으니까 강소영 선생님이 좋아요.





늘 웃음만 있는 건 아니지만, 웃음은 항상 존재한다. 퐁퐁 솟아오르는 아이들의 말은 언제나 달착지근하다. 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매일매일 달디 단 하트를 수집한다.


길에서 카페에서 식당에서 만나는 어린이 이웃을 환대하면 좋겠다. 그냥 어른끼리도 되도록 친절하게 대하면 좋겠다. 어딘가에 '세상이 이런 곳이구나'하고 가만히 지켜보는 어린이가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가올 세상이 달라질 거라는 당연한 사실을 사람들이 많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김소영, 어떤 어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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