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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경 Jan 03. 2025

아이에게 배운 기분관리법

39개월 별이의 처방

39개월 별이는 감정이 매우 섬세하다.

감수성 예민한 엄마 영희의 영향일까?


별이는 현재 기분상태를 잘 표현한다.

"엄마가 ○○해서 나 지금 서운하고 속상해."

꽤 담담한 어조로 차분하게 말한다.


"미안해" 한마디면

"괜찮아. 다음부터 조심해 줘"라고 답다.

뒤끝 없이 투명하게 별이의 표정이 밝아진다.


괜찮다 말하는 순간에도 사실 쉽

산뜻하게 괜찮아지지 않았던 기억들..


영희는 주저 없이 마음상태를 표현하고,

금세 마음이 깨끗해지는 별이의 비법이 궁금했다.



별아, 넌 속상할 때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져?



음, 햇빛.
엄마 햇빛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또 어떤 방법이 있어?


바람이 부는 곳.

밖으로 나가서 바람을 만나도 좋아!


또?


그리고 레고, 그림 그리기,

색칠놀이를 해도 좋아져.





별아 내일은 어린이집 가야 해.

울지 않고 갈 수 있지?

며칠간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는 친구가 방학이라

함께 가정보육더니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엄마랑 떨어지기 싫다고 엉엉 운다.


월수금 오전 10시 반. 소중한 요가수업이 있는 날

잠깐 고민했다. 아이가 감기기운도 있고..

이렇게 같이 있고 싶어 하는데 하루만 더 데리고

있을까 싶다가 잠시 후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10분쯤 지나 대화했다.


별이는 기분이 안 좋을 때

레고, 그림을 그리 기분이 좋아지지?

엄마는 요가 가는 시간이 정말 행복해.

별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엄마를 위한 시간도 꼭 필요해.

엄마가 요가 다녀와서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별이를 일찍 데리러 가는 게 좋을까,

가고 은 요가를 못 가서 속상해하며

온종일 별이랑 함께 있는 게 좋을까?


엄마계속 같이 있고 싶지만, 어린이집 갔다가

일찍 집에 오고 싶어. 요가 갔다가 일찍 데리러 !


영희는 별이를 보며 매일 배운다.

기분관리법을 꾸준히 늘려간다면

오늘보다 내일 더 편안지겠지?


별이와 영희는 서로를 한 뼘 더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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