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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경 10시간전

오죽하면 그리 글을 쓰나 싶었어

언제 남편에게 고마워요?

"언제 남편에게 고마워요?"

조리원 마사지 선생님의 질문. 옆 베드에 누운 산모들의 새 차, 명품, 보석받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동휘언니는 본인차례를 기다리다 답했다.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모습을 볼 때요. 다른 마음에 안 드는 모습 차치하고 그 모습 덕분에 90% 이상 이 사람에게 감사하며 사는 것 같아요. 아무리 바빠도 매주 한 번은 내가 좋아하는 카페를 함께 가주거든요."

(조리원에서 / 동휘언니 에피소드)


영희가 독감으 앓은 날. 눈앞에 집안일은 흐린 눈 하며 종일 밥차릴 때 빼고는 누워있었다. 일요일 아침 거실로 나와보니 안 곳곳 손갈 곳이 그득하다. 아침밥을 준비하며 그날의 대화가 떠다.


별것도 아닌 걸로

다른 이의 마음은 잘 헤아리며 영희의 아픔은 모른 척할 때, 영희의 고통이 별것도 아니라는 철수한마디에, 영희는 스스로의 삶이 별것도 아닌 삶처럼 느껴진다. 꾸준히 마음공부를 더 하면, 이조차 덤덤히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날이 올까?



나 같은 사람 만나서 네가 고생이 많아. 나처럼 공감능력 부족한 사람을 만나 얼마나 외롭고 말할 곳이 없었으면 그렇게 글을 쓰겠나 싶었어.

영희는 떠올려본다. 고가의 가방, 목걸이보다 기분 좋았던 한마디. '사랑해'보다 깊은 존중이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영희는 철수에게 서운할 때마다 이 말을 부적처럼 되뇌다 마음에 여유가 생길 때쯤 생각해 본다.



철수는 내게 언제
고마웠고, 서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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