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톱 하나가 은근히 거슬리더니, 끝내 자기 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금세 퉁퉁 부어서 염증이 심해졌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지만 걸을 때마다 아파서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어디로 갈지 몰라서 피부과에 가봤더니 정형외과로 가보라고 하더라. 정형외과 의사는 내 발을 보더니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발톱의 파고드는 부분을 잘라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별거 아닌데 괜히 끙끙 앓았네. 나는 진료실을 나와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술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건 시술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의사가 '시술'이라고 한 적은 없었다. 그건 '수술'이었다. 나는 수술복을 갈아입고 머리에 비닐 캡을 썼다. 당황하는 사이, 나는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아니, 저 걸을 수 있는데."라고 말할 틈도 없이 간호사는 카드 키로 수술실의 문을 열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수술대 위에 누워 있었다. "수술하실 부분이 이쪽이시죠?" 혼란스러웠다. 이게 이렇게 큰일이었나? 생각해 보니 살을 가르고 발톱 뿌리 부분까지 제거하는 일이 간단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윽고 날카로운 마취 주사가 내 발톱 밑을 찔렀다. 그게 내성 발톱보다 더 아팠다.
수술은 금방이었지만, 2주 동안 내원을 하며 소독을 하고 실밥을 풀었다. 마지막 날에 간호사가 귀띔을 해주었다. 뿌리를 제거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랄 거라고. 그러면 병원 말고 네일숍에 가서 교정을 하면 된다고. 엄지발가락에 붕대를 두르고 절뚝절뚝 걸어 다니는 동안 모든 사람이 내게 말했다. 그거 수술 말고 네일숍 가면 교정해 주는데. 억울한 나를 달래주려는 듯이 이번엔 반대쪽 엄지발톱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회사 근처 네일숍으로 가서 2주 동안 교정을 받았다.
너는 대체 무엇이길래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이냐. 이러려고 난 것이냐. 이러려고 그렇게 부지런하게 자랐던 것이냐. 나는 왜 발톱까지 내성적인 것이냐. 밖으로 난 발톱이 왜 굳이 안으로 파고드는 것이냐. 내 몸뚱이 중에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인데, 어떻게 온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냐. 어느새 수술한 발톱은 다시 자라기 시작했고, 교정한 발톱은 다시 파고들기 시작했다. 발톱은 내 마음에 끈질기게 파고드는 불안과 걱정처럼 포기를 모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