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단상

그랬다면,을 넘어 그래서,

by 툇마루

그날 도서관에서 책 속의 그 한 줄을 읽지 않았다면

그때 그에게 용기 내서 말하지 않았다면

그 무렵 그곳으로 떠나지 않았다면

그 아침 억지로 일어나 나서지 않았다면

그 해 꿈을 꾸지 않았다면

,

그 모든 다행의 순간을 만나 지금을 살아갑니다.


그날 생각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그때 화내지 않고 한번 더 참았더라면

그 무렵 소극적인 학생이 아니었더라면

그 아침 기차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그 해 취업을 좀 더 열심히 준비했더라면

,

그 모든 후회의 순간을 내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과거의 내가 선택한 것 놓친 것

과거의 내게 주어진 것 스쳐간 것

내 머리 위에 앉은 먼지 하나와 내 어깨를 스쳐간 나뭇잎 하나

내 우산 위에 앉았던 눈송이와 흘러내린 빗방울까지


그랬다면,을 넘어 그래서,로

나에게 담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