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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 단상

모든 계절에 앞서 색을 발하는 것의 존재

by 툇마루

무감각하던 길에 가을색이 입혀져 있었다.

덕분에 남은 여름색도 돋보였다.

어디서 비롯된 가을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위를 올려다보았다.

앙상하게 뼈대를 드러낸 나무에게 너무 성급한 건 아닌가 했다가

가을색에 잠깐 즐거웠던 나를 생각했다.

저마다의 때가 있었을 텐데 성급하다 여기고 지날 뻔했다.

가을을 내어주고 앙상해진 나무의 존재를 알아주기로 했다.

멈추어 고개를 들지 않아도 그 위에 나무가 있음을 기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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