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각하던 길에 가을색이 입혀져 있었다.
덕분에 남은 여름색도 돋보였다.
어디서 비롯된 가을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위를 올려다보았다.
앙상하게 뼈대를 드러낸 나무에게 너무 성급한 건 아닌가 했다가
가을색에 잠깐 즐거웠던 나를 생각했다.
저마다의 때가 있었을 텐데 성급하다 여기고 지날 뻔했다.
가을을 내어주고 앙상해진 나무의 존재를 알아주기로 했다.
멈추어 고개를 들지 않아도 그 위에 나무가 있음을 기억하기로 했다.
안도 밖도 아닌 툇마루를 좋아합니다. 누구라도 쉬이 와서 쉴 수 있는 자리이고 싶습니다. 부풀리지 않은 글을 쓰려헙니다. 평평한 새상을 꿈꾸며, 홈스쿨에 대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