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어느 주말,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주제로 ZOOM 부모교육이 시작되었다. 그 첫 시간으로 청소년 갭이어 <꽃다운 친구들> 이수진 대표의 강의가 있었는데, 강의 전에 공교육이 아닌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세 아이의 인터뷰 시간이 있었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초등 저학년 아이, 중학교를 마치고 갭이어를 가지고 있는 아이, 홈스쿨을 하고 있는 우리 아이 이렇게 세 명이었다. 당황스럽지 않도록 미리 질문지를 주셨고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는데, 그중에 아이가 답변을 위해 직접 정리한 부분을 남겨보려 한다. 아이가 입력한 날것 그대로의 답변이다.
Q. 홈스쿨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
A. 사실 저에게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을 만큼 그렇게 큰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엄마랑 학교와 홈스쿨의 장단점 쓰기를 해 본 적이 있는데요, 장점의 개수는 학교와 홈스쿨이 비슷했지만 단점은 홈스쿨보다 학교가 더 많더라고요. 그게 홈스쿨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었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홈스쿨의 장단점
A. 장점도 단점도 모두 '자유'인 거 같아요.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반면에 자유로워서 가끔은 시간이 허무하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한마디로 양날의 검?
Q. 홈스쿨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
A.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부모님이랑 사이가 좋은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이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어야 마찰이 줄어들거든요.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A. 믿을 만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들은 다 멋진 사람들이라서요.
인터뷰를 하지 않겠냐는 전화가 왔을때 아이는 조금 부담스러워했지만, 결국 하기로 하고 준비했다. 아이는 최근들어 선택을 해야 할 경우 자기만의 기준이 생겼다고 말해주었다. “나중에 ‘그때 할걸 그랬다’라는 후회가 조금이라도 들 것 같으면 무조건 해보자”라는 기준으로 선택한다고. 그 기준 덕분에 우리 부부는 객관적인 질문에 대한 아이의 정리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 다양한 책을 통한 배움의 기회.. “그때 우리가 부모로서 좀 더 공부할 걸 그랬어” 하고 후회를 하게 될 것 같으면 나도 더 배우는 쪽으로 선택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