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하효동
쉬엄쉬엄 쇠소깍 선착장으로 걸어갔다.
수상레저를 즐기지 않고 쇠소깍 근처를 산책만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인데, 물 색깔이 아름다운 옥색이다. 제주도의 블루 라군으로 손색이 없었다.
선착장 근처는 자갈 해변이다. 대기소에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면 구명조끼를 준다. 짐은 따로 맡길 수 없으므로, 그냥 어깨에 맸다.
지켜보고 체험까지 해본 결과, 수상자전거가 가장 운동량이 많다.
테우는 열 명 정도의 사람이 한꺼번에 뗏목을 타고 경관을 바라보기 때문에 운동량이 전무하다. 어르신이나 아이들의 경우 적합하다.
투명카약도 인기가 많은 편인데, 바닥이 비치는 투명한 배에 타고 한 사람이 노를 젓는다.
물론 노를 젓는 사람은 상당히 팔 운동을 하겠지만, 남은 한 사람은 유유히 풍경 사진을 찍는 등 한 사람만 고생하는 액티비티이다.
반면, 수상자전거는 2명 모두 고생하며 서로 손발이 짝짝 맞아야 한다.
쇠소깍을 한 바퀴 도는데 20분 정도 걸린다. 두 명 모두 페달을 앞으로 돌리면 직진, 둘다 뒤로 돌리면 후진이다. 왼쪽 사람이 앞으로 돌리고 오른쪽 사람이 뒤로 돌리면 우회전, 그 반대는 좌회전이다.
나는 오른쪽에 앉았다. 그런데 시계반대방향으로 도는 코스이기 때문에 우회전 할 일이 압도적으로 많아 페달을 뒤로 돌릴 일이 훨씬 많았다. 정말 땀이 날 정도로 다리 운동을 많이 했다. 그러나 고생이 아무렇지 않을만큼 정말 즐거웠다.
중간에 암초를 만나 조난당한줄 알았을 때의 심장 쫄깃했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20분간의 액티비티를 마치고 흑돼지를 먹으러 쇠소깍을 떠났다.
쇠소깍에서는 조금 고생하더라도 수상 자전거 타는 것을 추천한다. 물에서 2인 3각 하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