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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Sep 02. 2019

뉴욕 현지보다 맛있는 햄버거

역삼동 뉴욕버거엔베이글

점심 약속이 없던 점심시간,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를 보니 12시 20분쯤 됐다. 구글맵을 보니 인근에 미리 저장해둔 햄버거 가게가 있길래 가보기로 했다.

BTS의 RM이 먹었다는 햄버거 가게 / 2019년 8월

장소를 저장할 당시엔 구글맵에 메모 기능이 없어서, 대체 내가 왜 이곳을 저장했는지 기억이 안 났는데 가게 앞에 세워둔 푯말을 보니 생각이 났다. BTS가 방문해서 햄버거를 먹었다던 바로 그곳이었다.

햄버거가 열 종류가 넘는 등 메뉴가 매우 다양했으나, BTS가 먹었다는 방탄 버거가 대표 메뉴일 것 같아 비앤비 버거를 주문했다.

가격은 비싼 편이었다. 그나마 가장 저렴한 햄버거 단품 가격이 11,900원인데(사실상 12,000원이다) 감자튀김이나 음료를 추가하면 2만 원을 가볍게 넘겨버린다. 비싸지만 처음 방문했으니 최대한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 위해 세트 4를 선택하고 갈릭 아이올리 소스에 찍어먹는 어니언링과 소다를 추가했다.

가게 리뷰를 보니 뉴욕 출신의 미국인 사장님이 햄버거를 만들어 현지의 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비앤비 버거를 먹어보니, 내가 먹었던 ‘뉴욕 현지의 맛’보다 훨씬 맛있었다.

버거 조인트의 치즈버거 / 2017년, 뉴욕

2년 전 뉴욕을 여행할 때 여행 가이드북에 소개된 버거 조인트란 곳에 긴 줄을 서가며 치즈 버거를 먹었다. 무려 한 시간이나 기다려 먹은 햄버거였다. 그런데 토마토, 생양파, 베이컨 등 이것저것 두꺼워져서 먹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냥 손으로 먹는 게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이라 포크와 나이프를 안 줬을지도 모르겠지만 저 두껍고 빳빳한 종이에 의지해 거대한 햄버거를 먹다 보니 내용물과 소스는 종이 아래로 떨어져 정신을 차려보니 내 손엔 햄버거 빵만 들려 있었다. 결국 맛이 어땠는지는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았다.

비앤비 버거, 어니언링, 갈릭 아이올리, 환타 포도맛 / 20,400원

반면 이곳의 햄버거는 세트로 시키지 않으면 배가 고플 만큼 크기는 작지만, 먹기가 편해서 좋았고 소스와 내용물이 잘 어우러져 며칠이 지난 지금에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바삭바삭해 마치 과자 같던 베이컨이 인상적이었다. 난 베이컨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도, 비앤비 버거의 베이컨은 몇 장 더 추가해서 먹고 싶을 정도였다.

햄버거에 비하면 어니언링은 다소 평범했으나, 소스였던 갈릭 아이올리는 훌륭했다. 다음엔 감자튀김에 아이올리 소스를 찍어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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