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해의 끝자락에 섰다. 마음 깃을 여미고 새해를 맞이하던 그날의 다짐을 얼마나 실천해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대단한 무엇을 계획하지는 않았어도 가족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어느 자리에서건 ‘~ 답게’ 살아보자고 스스로 다짐했던 것 같다.
크게 궤도를 이탈하지는 않았으니 큰 과오도 없었겠으나, 사람됨의 그릇을 잘못 판단하여 상처를 받은 일이 있었다. 내가 상처를 입고 아팠다면 그것이 어찌 상대방 탓뿐이랴. 나에게서 그 문제를 찾아보는 일이 첫 째일 것이고, 문제를 인식했다면 빨리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고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사소한 일이지만 내가 겪은 일련의 과정에서 어이없는 무례를 저지르고도 뻔뻔한 사람도 있었으나, 뜻밖의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얻었으니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고맙고 따뜻하다.
우스갯소리 중에 천 원짜리와 오만 원짜리 지폐의 대화가 있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천 원짜리 지폐를 만나 자랑을 했더란다.
“나는 백화점도 가고 유람선, 호텔 등 근사한 곳은 안 가본 곳 없이 다 가봤어.”
그러자 천 원짜리가 기죽은 표정으로
“나는 맨날 절이나 교회, 성당만 다니다 왔어.”
하더란다. 정말로 천 원짜리 지폐가 기죽을 일인가? 어떤 자리에 어떻게 쓰였느냐가 그 값을 따지는 척도가 되기를 바란다.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하고서 고치지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말한다.”는 말에서 유래한 ‘과이불개’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고 한다.
인간인 이상 누구나 다 잘못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야 하며,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공자님의 가르침인 것이다.
‘과이불개’와는 달리 ‘左氏傳(좌씨전)’에서 유래한 ‘과이능개’라는 말도 있다.
(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인수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으나, 그것을능히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없다.”
사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의 폐해가 드러났다면 인정하고 고쳐야 마땅한 일이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밀고 나간다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더 큰 잘못이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과오는 거리낌 없이 고쳐야 한다, 잘못이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잘못이다.”라고 하신 공자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한해의 끝과 새로운 시작의 경계점에서 겸허하게 자신을 저울질해볼 일이다. 나는 잘못을 알고도 입 다물고 눈 감은, 양심 없는 사람이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