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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Dec 23. 2022

잘못인 줄 알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 (25)

 


(과이불개過而不改, 과이능개過而能改)


다시 한해의 끝자락에 섰다. 마음 깃을 여미고 새해를 맞이하던 그날의 다짐을 얼마나 실천해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대단한 무엇을 계획하지는 않았어도 가족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어느 자리에서건 ‘~ 답게’ 살아보자고 스스로 다짐했던 것 같다.


크게 궤도를 이탈하지는 않았으니 큰 과오도 없었겠으나, 사람됨의 그릇을 잘못 판단하여 상처를 받은 일이 있었다. 내가 상처를 입고 아팠다면 그것이 어찌 상대방 탓뿐이랴. 나에게서 그 문제를 찾아보는 일이 첫 째일 것이고, 문제를 인식했다면 빨리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고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사소한 일이지만 내가 겪은 일련의 과정에서 어이없는 무례를 저지르고도 뻔뻔한 사람도 있었으나, 뜻밖의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얻었으니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고맙고 따뜻하다.


우스갯소리 중에 천 원짜리와 오만 원짜리 지폐의 대화가 있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천 원짜리 지폐를 만나 자랑을 했더란다.

“나는 백화점도 가고 유람선, 호텔 등 근사한 곳은 안 가본 곳 없이 다 가봤어.”

그러자 천 원짜리가 기죽은 표정으로

“나는 맨날 절이나 교회, 성당만 다니다 왔어.”

하더란다. 정말로 천 원짜리 지폐가 기죽을 일인가? 어떤 자리에 어떻게 쓰였느냐가 그 값을 따지는 척도가 되기를 바란다.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말한다.”는 말에서 유래한 ‘과이불개’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고 한다.

인간인 이상 누구나 다 잘못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야 하며,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공자님의 가르침인 것이다.

‘과이불개’와는 달리 ‘左氏傳(좌씨전)’에서 유래한 ‘과이능개’라는 말도 있다.

(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인수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으나, 그것을 능히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사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의 폐해가 드러났다면 인정하고 고쳐야 마땅한 일이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밀고 나간다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더 큰 잘못이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과오는 거리낌 없이 고쳐야 한다,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라고 하신 공자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한해의 끝과 새로운 시작의 경계점에서 겸허하게 자신을 저울질해볼 일이다. 나는 잘못을 알고도 입 다물고 눈 감은, 양심 없는 사람이 아니었는지...

그런데, 저 하늘은 그냥 덮으라는 듯 눈이 폭폭 내려 쌓인다. 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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