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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밈과 웃음 가득한 아침

by CJbenitora

블라인드는 자기가 다니는 기업을 인증하고 글을 남길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 앱이다.

2020년도 이 블라인드에서 올라온 글 때문에 현대자동차 밈이 생겼다.


현대자동차의 붕붕으로 시작하는 아이디가

"학벌은 돈으로 살 수 없으니 공부할 수 있을 때 너가 하고싶은 공부를 다 하라고 말씀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그래도 매순간 자신감있게 살 수 있는것 같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이라는 글을 남긴다.


이에 수협은행 i!로 시작하는 아이디가

"어느정도 학벌이길래 이런 글 쓰는거야? 궁금해서"

라고 하자

"음... 현차 사무직이야. 답이 좀 됐으려나?"

라고 답을 남긴다.


"그 분야 잘 몰라서...."

"그러면 그냥 가만히 있어."


현대자동차가 겉멋에 들어 동문서답을 하고 끝난 이 글은 묻히는 듯했다.


얼마뒤 현대자동차 J로 시작하는 아이디가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매번 놀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다.

"내가 국내1위, 세계3위 굴지의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의 일원이라는 것.

직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회사원이에요", "회사다녀요"가 아닌 <현대자동차 다녀요>라는 자랑스러운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것.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어느정도의 업적과 역사를 쌓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런 하루하루가 꿈이 아니라 매번 이어지는 현실이라는게 오늘도 나를 놀라게 만든다."


(고) 정주영 회장이 들으면 얼싸안아줄 만큼 기뻐할 이런 글에 의사가

"[현대자동차]와 현시대를 같이 누리고 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남기자 패기 있는 현대자동차는 이렇게 댓글을 남긴다.

"어이 청진기!"


이때부터 현대자동차의 불특정 그는 킹차갓무직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고 밈이 되어 떠돈다.


LG화학이 이를 흉내 내어 "엘화 타이틀에 기 안눌리고 나 만나볼 여자 있어?"라고 자신감 있게 글을 올리지만 곧 현대자동차의 "어이 바때리!"라는 댓글에 진압당하고 만다.


아침에 일어나 와이프에게 이 얘기를 해주면서 둘이 웃고 있는데 둘째가 만세를 하고 있다가 두손을 내리면서 누워있는 아빠 배를 사정없이 쳤다. 평소에도 자주 장난을 치는 아기였기에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어이 쪽쪽이!"


이 말을 듣고는 엄마 옆에 누워있던 첫째가 깔깔깔 웃었다.

나는 첫째에게도 웃으며 이렇게 물었다.


"어이 줄넘기! 뭐가 그렇게 웃기니?"


첫째는 갑자기 정색하며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다. 줄넘기를 좋아하고 매일 연습하지만 그렇게 부르는 건 마음에 안 들어했다.


"뭐, 너 줄넘기 맞잖아 하하"


아이는 나를 째려보더니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어이 큰소리!"


이 얘기를 듣고 아이 엄마는 깔깔 자지러졌다.

그러면서 첫째를 보며 얘기했다.

"엄마도 방금 그 생각했는데 우리 생각이 통했네. 크크크"


목소리 큰 아빠와 줄넘기하는 큰아들, 쪽쪽이 없으면 못 자는 작은아들 덕에 엄마는 자지러지는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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