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Nov 10. 2016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

답은 없고 질문만 던지는 글 하나

오랜만에 중대장님, 그러니까 제가 군대에 있던 시절의 중대장님과 통화를 합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전 제 일 이야기를 합니다. 군대에서 당시 사병이었던 제가 당시 중대장님이 행했던 소대 개편이나 일련의 일들을 지금에서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는 이야기죠.


사람들과 군대 이야기를 하게 되면 '힘들다'라는 단어가 먼저 나오곤 합니다. 물론 힘들지 않은 건 아니죠. 아무도 아는 이 없는 곳에 모든 사람이 나보다 높은 계급을 가지고 있는 데다 생전 본 적도 없는 낯선 곳에 뚝 하니 남겨졌다고 생각해 보면 , 여기에 보너스로 저처럼 내향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참 힘든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사히 마쳤고, 그 인연으로 당시 중대장님과 연락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도움이 된 면도 참 많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 '힘들다'의 주인공은 일이등병 시절의 우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계급이 오르면 몸이 좀 더 편해지고 통제도 덜 받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제 군대 시절에 가장 힘들었던 때를 이야기해보면 전 '분대장'을 하던 시기라고 말을 합니다. 그것도 소대의 선임 분대장이었죠. 스물두 살의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던 그때는 당연히 리더나 코칭에 대한 개념도 없었습니다. 그런 단어도 몰랐죠. 그래도 어깨에 단 견장의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었던 듯합니다.


그때 전 '조직'이라는 것과 처음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었죠. 분대장으로 분대원을 챙기고 소대장 가끔은 중대장님과도 이야기를 하면서 양 쪽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역할. 그래서였는지 남들보다 분대장을 조금 일찍 달았던 저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분대장을 일찍 내려놨습니다. 제가 건의를 드렸었죠. 놓게 해 달라고.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었다기보다는 그 견장의 무게를 버티다가 지쳤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 마주한 중대장님은 이런 말을 저에게 건넵니다. 본인이 큰 사고 없이 군인으로서 잘 지내는 것은 당시 중대원이었던 저희들이 잘 해줘서라고. 그래서 항상 지휘관으로서 함께 해온 중대원 대대원들에게 고맙노라고. 그 말을 들으면서 불쑥 '그래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란 이런 모습 아닐까'라는 생각을 떠올립니다.


사실은 여전히 "리더의 모습"에 대해서 글로써 표현한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 사회생활 초년기부터 지금까지 ,

자신의 방에서 자는 '리더'도 ,

구성원의 공을 가로채는 '리더'도 ,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는 '리더' 도 ,

남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하기만 하던 '리더'도 ,

그리고 '나'는 안 챙기면서 '남'을 챙기는 '리더'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나'를 돌아보며 이야기하죠. 그래서 넌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 지금 너는 어떤 리더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있는지,


'leader'를 잘못 봐서 'reader'라고 착각했던(?) '리더' 덕분에 우리는 참 많이 아프기만 하지만 , 지금이라도 한 번쯤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 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세상에 부끄럽지 않은 , 그래서 훗날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그래 opel이는 좋은 , 고마운 이였어.라는 말을 듣기를 스스로에게 바라고 있다면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 좀 더 노력하며 우리의 시간들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전 08화 리더, 언젠가 우리들의 모습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