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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Feb 19. 2017

잡담(1)

늦게 찾아온 사춘기를 마주한 사람의 잡담

Opel아 HR은 그렇게 하는 게 아냐.

활용하지도 못하는데 왜 모임에 나와요?

술도 못마시고 담배도 안피고 당구도 안하고 무슨 재미로 살아?


제가 살아오는 시간동안 들었던 말들입니다. 누군가가 말하는 HR을 그대로 배우기보다는 제 머리 속에서 그리는 HR을 그려보려 살아왔고, 나가서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모임이지만 나가서 듣고 무언가 새로운 것,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아서 모임에 나가고, 술 못먹고 잡다한 재주는 없지만 HR이라는 제가 하는 일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고 운영하고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혼자 좋아하며 그냥 일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보다는 내 자신에게 인정받길 바랬고 그래서 조금은 엉뚱하다는 이야기도 듣곤 했구요.


어느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자신이 생각하기에 전문가란 정말 잘 알아서 전문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는 내 생각을 고집해서 더 이상 배울 생각도 없이 자기가 가진 것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인데, 자신이 그런 전문가라고. 그리고 아직 전문가가 되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전문가가 아니라서 "내가 맞습니다." 라고 말을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나를 따르세요"라고 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다만 "이렇게 해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라는 말은 해볼 수 있을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과 사고가 조금은 있다고 할까요. 10년 뒤 만일 이 일을 제가 계속 하고 있다면 어쩌면 또 생각이 달라질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역시 지금의 전  전문가는 아닙니다.

전문가 보다는 "HR이라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이 되고 싶습니다.


전문가 대신 "내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HR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거나 재밌는 일을 안한다거나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말을 하는 건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들일 겁니다. 제가 받아들이고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죠. 사실 요즘에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없지만 어느 새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시점에 그 몇 년 전에 들었던 말들을 떠올리고 생각이라는 걸 다시 해 봅니다.


결론은 역시나 아직도 늦깍이 사춘기를 겪는 중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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