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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 제자리로 돌아온다

by Opellie
『작품 속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안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장소, 단체, 사건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입니다. 현실 속의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하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며, 어떠한 의도나 사실과의 연관도 없음을 밝힙니다.


에피소드 개요

육아휴직 후 복귀한 직원 이소연. 자리도 그대로, 업무도 익숙하지만 뭔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팀원들은 "다시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라 말하지만, 그녀는 자기 자리가 정말 남아 있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인사팀은 복직 연착륙 프로그램을 점검하면서, ‘조직의 기억’이 누군가를 어떻게 다시 품을 수 있는지를 바라본다.


SCENE 1 – 마케팅팀 사무실 / 오전 9시

(이소연이 출근한다. 책상은 그대로지만, 키보드 자판 소리와 커피잔 위치, 책상 위 업무 배분표 등이 낯설게 느껴진다. 동료 몇 명이 인사한다.)


동료 A

오~ 소연 님! 오랜만이에요.
진짜 돌아오셨네요. 애기 크죠 이제?


이소연 (미소 짓지만 어색하게)

네… 금방 컸어요. 잊혀졌을까 걱정했는데요.


김태희 (옆자리에서 밝게)

그럴리가요~

제가 그동안 맡았던 마케팅 캠페인 파일 여기 다 정리해놨어요.
도움될지 모르겠는데, 천천히 보시고 필요한 거 말씀 주세요.


(그녀의 친절함 뒤에 깔린 얇은 경계선. 소연은 그걸 눈치채지만,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이소연(속으로)

내 자리는 그대로 있었는데—
왜 나는, 남이 앉다 일어난 자리에 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까.


SCENE 2 – 인사팀 사무실 / 오전 10시 30분

(책상 위엔 복직자 모니터링 체크리스트, 복귀 후 1개월 행동관찰표가 출력돼 있다. 정지우가 이소연 복직 관련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고, 그 옆으로 한도윤이 머그컵을 들고 다가온다.)


한도윤

소연 님 복직한 지 10일 됐죠? 팀 쪽 반응은 어때 보여요?


정지우

보고서는 깔끔해요. 출근률, 회의 참여도, 배정 업무 모두 문제 없고요.
그런데요… 이상하게 ‘표면만 그대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한도윤 (의자에 앉으며)

자리는 남겨뒀지만, 자리를 ‘비워둔’ 건 아니었던 거군요.


정지우

맞아요. 동료들은 다들 “반가워요”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론 예전 포지션 옆에 ‘익숙한 새 사람’이 앉아 있고,
소연 님은 그들 대화 속에서 반 박자씩 늦게 반응하더라고요.


(그녀가 회의실 벽에 붙은 복직 연착륙 기준표를 가리킨다.

“온보딩은 끝났는가” 항목 옆, 손글씨로 작게 적힌 메모가 클로즈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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