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Purpose - 제도System -사고Mind의 순환과정으로서 HR
경대원을 같이 다녔던 동생이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사람과 제도 중 무엇이 우선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그 때 제가 했던 대답은 '제도' 였습니다. 다만 '제도'가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 즉 제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제도는 사람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 목적이 달성되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방향을 이해하는 상태가 되면 더 이상 제도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일전에 드렸던 듯도 한 이야기인데 어느 한 직원의 근태이슈에 대해 제가 상사분과 이야기하면서 드렸던 말이 있습니다. 한 개인의 근태불량이 시작단계에서는 한 개인의 일탈이었을 수 있지만 그 일탈이 반복되고 조직이 그 일탈을 방관해 왔다면 개인의 근태불량은 더 이상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차원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9시 출근의 기업에서 A가 지각을 밥먹듯이 한다거나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출근을 늦게 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아무도 그것에 대해 잘못되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구성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근태라는 구체적 제도가 구성원의 마인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HR의 제도들은 일정한 의도를 담고 있고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모 기업이 시행하는 제도이니까 우리도 하자는 식의 제도의 외형적 모방은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들은 이러한 행위를 종종 해왔고 목격하기도 했죠. 제도에 있어 의도는 경영진의 의도가 될 수도 있고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기업의 모습을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올해 현재 기업에서 해보고자하는 내부의 위원회 형태의 제도는 후자의 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HR제도는 기본적으로 구성원의 마인드에 영향을 줍니다. 구성원은 기업의 제도를 통해 그 제도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연스레 몸으로 제도가 의도하는 바를 인지하고 체화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HR의 제도와 구성원의 마인드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그려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그림은 제도에 사고로의 일방적 전달만 존재합니다.종전에 우리들이 경험한 상당수의 제도에서 보아왔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는 경험해본 적이 없지만 소위 말하는 '권력부서'로서 HR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HR의 성격은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구성원이 활용하면서 실제 체감하는 수준에 대해 일종의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위의 system과 mind의 관계에 화살표가 하나 더 추가됩니다.
두 그림의 차이는 제도를 활용하는 구성원의 사고가 시스템과 의견을 주고받음으로서 서로의 생각차를 좁혀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외형적으로 화살표 하나에 부여된 의미랄까요. 여담이지만 이러한 상호 피드백이 가장 잘 나타나는 영역 중 하나가 온라인 게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개발사와 유저간의 피드백 말이죠.
이 피드백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system이 제도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와 제도를 활용하는 구성원의 mind 사이에 존재했던 gap을 피드백 과정을 통해 줄여나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구성원이 system의 의도를 이해하고 문서화된 기준이나 규정을 확인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상태가 되면 system으로서 외형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겠죠. 다만 이 경우에도 최소한의 판단기준은 필요하며 그 판단기준으로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아이가 조직문화를 구체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조직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최소한의 판단기준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Netflix의 '자유의 책임 ' 이라는 문서를 소개할 수 있습니다.
HR은 『의도purpose - 제도system - 사고mind』의 흐름과 순환고리를 통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조직문화를 통해 HR은 기업이 소위 말하는 Great place to work을 만드는 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지원부서가 아닌 성과를 만드는 조직으로서 HR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