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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실 Oct 11. 2024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법정스님과 최인호 작가의 대담

**어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었어요.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탄 날이잖아요. 우리 수필반 단톡에는 어제부터 현재까지 한강에 대한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인 이라는게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강작가님께서 아직 자신의 소설을 읽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작별하지 않는다』먼저 읽어보라고 하셨다더군요. 저는 읽었습니다.ㅍㅎㅎ

노벨문학상 보유국 대한민국 멋집니다 !!

  02화 작별하지 않는다 (brunch.co.kr)


 이 책은 작가 최인호가 생전에 법정 스님의 3주기와 4주기에 맞추어 출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건강상의 문제로 이 일을 미루어 두다가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선종하였습니다. 작가는 병이 깊은 중에도 법정 스님의 입적 시기를 전후해 책을 펴내라는 유지를 남겼습니다. 진중하고 향기로운 서(書), 언(言),행(行) 으로 많은 가르침을 남기신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이 한 권의 책에 담고자 했던 간절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제목과 구성은 최인호 작가의 뜻을 그대로 살린 것이을 밝힙니다.


위 글은 책 서문과 같은 내용에서 발췌했습니다.


87쪽

법정 :  글 쓰다 보면 그런일이 있지요. 사실은 아니더라고 진실하면 됩니다. 사실과 진실은 조금 다르지요. 그런데 진실이 사실보다 더 절절한 것입니다. 진실에는 보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은 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고 자기들 일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 아니겠어요. 진실에는 메아리가 있어요. 역사와 예술 작품이 다른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고 창작 예술은 가능한 세계의 기록입니다.

최인호 : (...) 어는 날인가는 도반들과 함께 오신 스님께서 앞으로 무엇을 쓸거냐고 제게 물으셨지요. 막연하게 불교에 대해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불교에 대한 소설 『길 없는 길』을 쓰게 되었어요.


142쪽

최인호 : 우문입니다만, 스님도 외로움을 느낄 대가 있으신가요?

법정 : 그럼요, 사람은 때로 외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을 모르면 삶이 무디어져요. 하지만 외로움에 갇혀 있으면 침체되지요. 외로움은 옆구리로 스쳐 지나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런 바람을 쏘이면 사람이 맑아집니다.


152쪽

"최선생, 이 세상에서 제일 먼 여행이 뭔지 아시오? 머리에서 마음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추기경 말씀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 마음하고는 투 도어(two door) 냉장고처럼 분리되어 있어요. 머리들이야 다 좋지요. 그러나 그것이 마음으로까지 가느냐, 그게 문제겠지요.



 윗글이 오래도록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길상사를 자주 가던 때였었나 보다. ㅎㅎ


오래도록 책장 앞 줄 자리를 놓치않았던 책이었답니다.

저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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