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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는 수리공

당신의 순간도 수리할 수 있다.

by 미리암


어릴 적 나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자녀들에게 부채를 떠 맡기는 아버지

그리고 술과 담배값을 기록했던 외상장부


각성하는 어른으로 살려고 노력한 지 4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오십이 거의 다 되어 조금씩 철이 들어가기에 부끄럽지만 답습을 끊어 내기 위한 하루를 만들어 간다.

가난했지만 지병으로 어린 시절 온실 속에서 자랏 던 나

아무리 직언을 들었어도 귀가 열리는 시간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살다 보면 수많은 예화들이 시간 속에 스쳐 간다. 그중에 한 예화가 떠올라서 오늘의 나를 돌아보며 적어본다.

알코올 중독자의 아버지에겐 두 아들이 있었다. 한 사람은 보고 배운 것이 아버지의

술 드신 모습이라고 고백했고, 다른 한 사람은 아버지의 그러한 모습이 싫어서 술과는 거리를 두고

더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이야기였다.


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하나씩 실천한다.

첫 번째는 아버지와 닮지 않는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기도 했다.

같은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을 만나서 살아가고 있다.

두 번째는 조금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가는 모습을 삶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환경에 대한 인정과 그리고 책임을 감당하며 더디지만 하나씩 해결해 가는 삶이다.


살다 보니 자금적인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딸에게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도하기를 부탁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말한다.

'네가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자금관리가 미흡한 나는 오늘도 도전한다.

자금이 흘러가는 방향이 어디였는지 , 지금 그것을 사용했어야 했는지, 갖고 있는 부채는 분산하면서

매월 줄여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아 새롭게 생성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방어할 수

있는지를 살피며 전진한다.


당신의 순간도 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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