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 말 많은 아르바이트생
2024년 9월 말부터 시작된 나의 투잡 슬기로운 편의점 알바시간이 시작되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저녁 7시부터 시작하여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근무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cs와 영업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친절한 것은 익숙하다.
지금까지 9개월의 많은 날들 중에 내가 했던 잔소리 중 컵라면에 얽힌 이야기를 적어 본다.
6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분이 주말 저녁 8시 즈음이 되면 라면을 사러 오신다.
그 고객의 모습에서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술을 지긋이 드신 그분은 뼈가 앙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무하는 이틀 저녁마다 술에 취해 있었다. 편의점에 오는 이유는 술안주를 하기 위한 라면을 구입하는 일이었다.
컵라면두 개를 구입하여 따뜻한 물을 부어 가셨다. 처음에 만날 때는 라면을 들고 오셔서 나에게 말을 건네신다.
"이모 내가 한 번도 이런 것을 해보지 않았어 "
나는 계산을 도와드린 후 라면 비닐을 벗기고 그리고 뚜껑을 열은 후 컵라면에 물을 부어드렸다. 두 개의 컵라면을 들고 조심조심 문을 열고 나간 후 어딘가로 사라진다.
다음 날 그 남자 고객은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컵라면을 들고 와서 나에게 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모 내가 한 번도 이런 것을 해보지 않았어 "
처음 만났던 이틀간의 근무시간에는 아무 말 없이 컵라면에 물어 부어 주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세 번째 방문을 할 때는 술에 찌들어 어떠한 노력 없이 자식에게 의존만 하려 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모 내가 한 번도 이런 것을 해보지 않았어 "
그렇게 말했던 남자 고객에게 말을 했다.
"저녁마다 컵라면을 사러 오시는데 근무자가 매번 이렇게 물을 부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항상 컵라면을 두 개 구입하시니 오늘은 알려드리겠습니다"
"컵라면 비닐을 제거하겠습니다. 뚜껑을 열으세요. 그리고 수프를 넣으신 후
뜨거운 물을 부으신 후 뚜껑을 닫으세요"
한 개는 내가 물을 붓고, 한 개는 그 남자고객이 물을 붓는 작업을 따라 했다.
물을 부은 후 그 고객은 고맙다며 뜨거운 컵라면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출입문을 나서서 어딘론가로 걸어갔다.
12월의 한 달은 주말마다 컵라면이용하는 방법을 그 고객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25일 즈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날이었다.
어느 때와 다르게 그분은 웨하스를 구입했다. 매월 행사가 들어가기에 2+1 하는 웨하스를 여러 개 들고 카운터에 왔다. 계산을 하고 그 고객은 나에게 말을 건넸다
"이모 이제 나 여기 안 와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다른 곳으로 이사 가요"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한 후 편의점을 떠났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고객은 오지 않는다. 어디에 선가라도 컵라면을 이용하는 방법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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