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언니의 일상다반사
나는 요가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한 번은 매트요가, 한 번은 플라잉요가다. 이제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중이다. 집에서 스트레칭정도는 했었으나 플라잉요가에 대한 로망으로 학원을 등록했다. 첨 대면한 플라잉요가는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었다. 나에게는 팔근육도 코어도 없고, 둔하고 무거운 몸뚱이만 있었던 것이다. 근데 그냥 했다. 가끔 거꾸로 매달릴 때의 기분이 좋아서, 하다 보면 좋아지겠지 하면서..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1년 가까이 해오다 보니 그래도 많이 늘었다. 조금은 내 몸을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느껴진다. 매트요가도 마찬가지다. 요가를 안 해본 사람들은 모르지만 요가를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리고 내 몸은 왜 이리 뻣뻣한지 왜 이리 틀어져있는지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 시간을 들이고 호흡을 하며 집중하다 보면 몸이 조금씩 움직인다. 동작이 조금씩 이뤄진다. 그 집중감과 성취감이 너무 좋다. 몸은 시원하고 맘은 뿌듯하다.
나는 주식도 한다. 예금 이자에 허탈함에 100만 원으로 아무 공부도 없이 시작했던 게 거의 9년차다. 그렇다고 실력(?)이 늘었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모 저축보다는 조금은 더 모으게 해 준 것도 같다. 때려치우지 않고 아직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도 어찌어찌 넘겨왔지만, 올해 일본이 금리를 인상한 여파로 폭락이 올 때부터 위기가 왔다. 손절을 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스트레스가 커졌다. 물론 주식에만 집중하고 있던 건 아니지만,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 힘들었다. 결정을 해야 했다.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하던지, 투자실패를 인정하고 일단 손절을 하던지, 결국 지금은 손절을 한 상황이다. 예전에 벌었으니까..라고 맘의 위로를 해봤자 팩트는 투자를 잘못했다는 것이다. 의외로, 속 쓰림은 잠시고, 계속 신경 쓰던 부분이 사라져서 홀가분함이 더 컸다. 물론 다시 투자할 생각이지만 이번의 교훈은 앞으로의 투자 생활에 뼈에 새길 부분이다.
대통령이 계엄을 했다. 계엄발표하고 얼마 안돼서 알게 됐고, "어???? 이게 무슨????? 현실 맞아???!!!" 속보를 몇 개 찾아보고 하는 와중에 잠이 왔다. 안 그래도 졸리던 중이었다. 그래서 그냥 잤다. 잠이 왔다. 물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뉴스를 찾아보긴 했고, 다행스럽게 빠르게 계엄해제가 됐더랬다. 바로 든 생각은 대통령은 전 국민의 우울증을 더 부추겼겠구나.. 하는 생각, 나만해도 당황과 분노를 느꼈고, 다음날은 수치심과 무기력감까지 느꼈다. 이런 대통령을 가진 나라라니.. 근데 거기까지다. 관심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거기까지였다. 나라가 어수선해도 출근은 해야 하고, 내 하루는 흘러간다. 어떻게 보낼지는 결국 내가 결정해야 함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통제할 수 없지만, 내 생각은 통제할 수 있다.
남자의 맘은 통제할 수 없지만, 내 맘은 통제할 수 있다.
바깥 상황은 통제할 수 없지만, 내 생활은 통제할 수 있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잘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소모,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다.
통제라는 말이 왠지 강한 어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Control, 조절하기" 결국, 내 삶을 내가 조절하며 살자는 맘이다. 내 맘대로 사는 것과,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이렇게 맘을 먹고 자주 되새기며 루틴을 짜고 실천을 하고 행동의 변화를 알아차린다.
불안이나 무기력감이 줄고,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늘면서 내 삶이 조금은 근사해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글을 쓰며 뿌듯한 와중에 커피를 엎질렀다. 내 몸이 통제를 벗어난게지..
하아.. 내 맘을 통제해 본다.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