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는 상해에서 지냈던 일상을 남겨보려고 한다. 상해 온 지 어언 25일이 지났을 때 생활 패턴이 잡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것들이 이제는 생활에 하나하나 녹아들고 있었다. 더불어 한국보다는 짧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추석 명절이 왔기에 휴식하는 날 일상을 남기기에도 너무 좋은 타이밍이었다. 아침부터 유튜브에서 볼 법한 브이로그를 찍는 느낌으로 아침밥을 차렸다. 메뉴는 토스트와 계란, 토스트라 하기에는 뭐 한 게 그냥 식빵을 구워 계란과 같이 먹었다. 도시 사람 느낌으로 챙겨 먹은 뿌듯함은 덤이었다. 밥을 먹고 난 뒤 독서와 유튜브를 즐긴 후 헬스장으로 향했다. 명절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사실 평일에도 사람은 없었는데, 중국에서는 미의 기준이 피부가 하얗고 마른 사람이다 보니 헬스가 딱히 인기가 없나 보다)
오후에는 '예원'을 갔다. 龙柏新村 역에서 10호선을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다. 9월 예원은 추석 이벤트와 맞물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중국 옛 거리의 느낌을 볼 수 있고 길거리 음식들도 즐길 수 있다. 딤섬이 유명한 지 오래된 딤섬집들도 많았다. 딤섬집도 바로 도전하고 싶었으나 웨이팅이 길어 구경만 한 뒤 바로 돌아왔다.
길거리에서 양꼬치도 먹었다. 꼬치 하나에 6천 원 정도였는데 맛은 그다지,, 돌아와서는 집 근처에 있는 완샹천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즐겼다. 무언가를 사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들어가기에 아쉬운 느낌이 들어 지하에 있는 마트까지 점령했다. 마트에서 다음날 태풍을 대비해 먹을 음식과, 저녁에 먹을 안주를 구매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맥주와 함께 빈틈없는 하루를 보냈다. 사람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휴일을 잘 보냈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저게 무슨 휴식이냐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온전한 휴식은 잘 즐기지 못하는 타입이다. '호캉스'와 같은 휴식은 나에게 맞지 않고 '집순이', '집돌이'와 같은 단어도 어쩌면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하루를 온전히 잠만 자고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다. 빈틈없이 진짜 '쉼'을 하고 싶지만 성격상 어려워하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랄까? 주중에 일이 힘들 때면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자야지' 다짐을 하지만, 막상 주말이 오면 그러지 못한다. 빈틈없이 자꾸만 움직이려고 한다. 아침에 들고 나온 핸드폰 배터리는 언제 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며 아껴 쓰는데, 정작 나 자신의 배터리가 몇 % 남았는지 몰라 그냥 막 쓰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하이브리드처럼, 움직여야 충전이 되는 부분도 있는 성격이라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