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30]
휴일을 시작하는 아침, 맑고 청량한 새소리 대신에 다소 투박한 차 소리, 공사하는 소리에 깼지만 날씨는 참 맑았다. 여유롭게 늘어져 보려고 했는데, 한국은 휴일이 아니라고 질투하는 건지 아침부터 연락이 쏟아진다. 한국 휴일 때 중국에서 근무하며 남들 놀 때 일하는 기분을 체험하면서도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었는데, 약간의 배신감이 느껴진다. 역시 회사에 의리를 바라면 안 되는 거겠지 중얼거리며 업무를 다 해결하고 마트에서 사 온 등심으로 버섯, 양파, 김치와 같이 간단하게 점심을 차려 먹었다. 밥을 먹고 나서 곧장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티엔즈팡(田子坊). 상해 대표 관광지로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찾아보지도 않았던 곳이다. 지도에 검색해 보니 지하철을 2번 이상 갈아타야 하는 길이었기에 과감하게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비는 한국에 비해서 훨씬 싸지만, 대중교통보다는 비싸다. 분명 비싼데,,, 한국에서 대중교통 타는 것보다도 비싼데 이상하게 왜 돈을 버는 기분이 드는 걸까? 80% 세일이 붙어있으면 일단 사고 보는 사람의 심리라는 게 진짜 참 무섭다. 도착한 티엔즈팡은 중국식 익선동의 느낌이 물씬 났다.
관광지 특유의 I ♥ SH와 같은 자석들, 각종 기념품들이 '나 사 가세요~'하고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냈다.
동방명주 모형부터, 중국 전통 의상까지 없는 게 없었다. 그래도 전통문양 느낌의 물건이나 건물들이 즐비해 있어 고즈넉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면적도 넓지 않아서 한 바퀴 도는데 30분도 안 걸렸다. 아쉬운 마음에 HEY TEA 시그니처 포도 음료를 마시며 신천지까지 사부작사부작 걸어갔다.
고즈넉한 감성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현대 시대의 건물들이 더 웅장하고 크지만, 옛 것이 주는 또 다른 웅장함이랄까. 섬세하고 세심한(같은 말 아닌가?) 손길들이 하나하나의 변화를 주고, 그 변화가 다름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멋짐, 예쁨과 같은 형용사들을 떠올리게 해 준다. 현대 시대는 같은 모양의 빌딩, 아파트 사이에서 살아간다. 옛 건물들이 지금보다 건물의 기술적인 부분도 부족할 것이고,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가 가성비도 훨씬 떨어질 것이다. 그런 것들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예쁨과 멋짐을 묻혀서 고즈넉한 감성이 이렇게 좋게 느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