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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글위글 May 29. 2020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즐거운 등교길’

다문화 자녀의 학업중도이탈 극복을 위한 적응교육 및 인식개선을 중심으로

 자녀의 학교 혹은 옆집에서 다문화 자녀를 본 적이 있는가? 

  “오늘도 학교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다문화 자녀가 말했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유입이 증가하면서 자연히 다문화가정 자녀의 수가 함께 늘었다. 통계에 따르면, 초등생 50명 중 1명은 다문화 자녀이다. 국내의 초등생 전체 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다문화 학생 수는 전년 대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자녀 초등생 학업중단율은 일반 가정의 4.5배에 달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다문화 자녀의 학업 중도 이탈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사 결과, 주된 이유로는 ‘그냥’이 약 절반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저자는 ‘그냥’ 안에 다양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본다. 두 번째 주된 이유인 친구나 선생님과의 관계를 포함하여 차별, 학교폭력 및 한국어 사용의 어려움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즉, 학교생활의 적응이 다문화 자녀의 학업 지속 혹은 이탈을 좌우하는 근간이 된다는 것이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한국어 능력의 부족이다. 언어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며, 학습의 토대이다. 부족한 한국어 능력은 또래관계를 맺는 데 장애물이 되고, 학습 부진 현상을 초래하여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준다. 더 나아가 학교생활을 하며 겪는 차별적 시선은 상처받은 그들을 학교와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작은 사회인 초등학교에의 상처는 장래의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이나 관련된 정서적 문제에 직결된다는 크나큰 문제점을 낳는다.


그렇다면, 다문화 자녀의 한국어 사용이 미숙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문화가정이 처한 현실에 주목하여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약 200만원 정도이다. 부모는 주로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덜 요구되는 단순노무, 장치, 기계 조작 및 조립, 서비스직 등에 종사한다. 따라서 최저임금과 함께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 생활비로 대부분 사용되는 소득에서 자녀를 값비싼 학원에 보내는 것은 사치이다.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저학년 다문화 자녀의 53.4%가 평일에 혼자 방치된다. 그들의 평일 저녁 활동은 주로 TV, 비디오 보기, 휴대폰 하기 등이다. 집에서 일을 끝마치고 돌아올 부모님을 기다리며 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부모는 서툰 한국어 실력과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줄 시간은 물론, 좋은 부모가 되는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 자녀의 학업 등의 정보에 대해 습득할 시간이 없다. 

 현재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대표적 예시로 여성가족부에서는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독서코칭, 숙제지도를 하는 자녀생활 서비스, 한국어 교육, 이중언어 환경조성 등을 통해 전반적인 정착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지율에 비해 실제 이용률이 낮다는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지속적인 홍보로 각종 서비스에 대한 인지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수혜율은 여전히 낮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 자녀의 실질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홍보가 필요하다. 실질적 참여 활성화를 위해 그들이 단순한 학습대상자가 아닌 활동의 일상적·주도적 주체라는 인식을 강조하는 홍보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어려움에 처한 자녀를 적극적으로 찾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이 직접 센터를 찾아오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각 다문화 자녀의 성장배경에 맞는 프로그램 구축이 필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자녀 중 국내성장자녀와 외국거주경험자는 문화체험, 만들기 등의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던 반면, 외국에서 주로 성장한 자녀는 한국어 교육과 같은 다문화 자녀를 대상으로 한 사업 및 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나타났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프로그램을 수립할 때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한국어 수준과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지원을 기반으로 다문화 자녀를 위한 열린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우리의 역할 또한 강조된다. 그들이 사회에 발돋움할 수 있도록 차별없는 시선으로 맞아주는 사회 분위기 마련이 필요하다. 나와 무언가가 다를지라도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웃과 상부상조하는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

 전사회적 노력을 통한 그들의 안정적인 사회적응과 열린 마음으로 함께할 날을 위해 모두의 역할이 강조되며, 앞으로 다문화 자녀가 즐겁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외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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