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데우는 달큼한 아기의 숨

by 차솔솔

1989년 1월 28일

겨울날씨 같지 않게 포근했던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져 우리 공주와 함께 방안에 꼭 들어앉게 했다. 잠자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게 한다.

지금 우리 공주는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입을 삐죽 내밀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두 팔을 위로 올리기도 하며 즐겁게 잠을 자는 모습을 보니까 나의 피곤함을 모두 잊게 한다.

귀여운 우리 공주 모습에서 한시도 눈을 딴 곳으로 돌릴 수가 없다.

어쩜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일까.

너무너무 예뻐 쿨쿨 자는 아가를 꼭 안아본다.

* 10일 만에 배꼽이 예쁘게 되었다.



2025년 1월 7일

엄마.

또다시 새해가 왔어. 넷이 맞이하는 첫 새해야.

아이가 생기니 연말연시는 꼭 누가 아프고 지나가게 되는 것 같아.

오늘 아침, 해솔이와 함께 먼저 일어나 아침을 하고 있는데 이솔이가 볼이 빨개져 부스스 일어나더라고. 열을 재보니 38.9도. 해솔이도 언니 옆에서 콜록콜록 기침을 시작했어. 연말에는 내가 몸이 안 좋고 콧물이 났는데, 돌고 돌아 이제는 제일 어린 막내까지 모두 감기에 걸리고 말았어. 남편은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육아라는 게 쉬는 날이 없으니 체력이 훅훅 떨어지는 것 같아. 아이들이 자라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그만큼 우리 부부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아서 정말 체력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이 급하게 오전 반차를 내고 두 아이를 소아과에 데리고 갔어. 둘째가 너무 어려서 큰 일로 번질까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둘 다 가벼운 감기라고 하시네. (이솔이는 간 김에 귀에 있는 엄청난 귀지도 빼냈어. 내 새끼손톱만큼 커다란 귀지였는데, 정말 어마어마했어) 다행히 컨디션이 좋아진 이솔이는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해솔이를 데리고 집에 왔지. 주말 내내 바깥바람을 쐰 게 문제였을까. 괜히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어.


조그만 콧구멍에서 계속 콧물이 나오는 둘째가 안쓰러워 오랜만에 안아서 재웠어. 요새 잘 먹던 이유식도 거부하고 오직 모유만 찾더라고. 금세 뜨끈해진 몸과 볼록볼록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아기의 배가 놀랐던 나의 마음을 안정시켜 줬어. 정수리에서 나는 아기의 달큼한 냄새. 아. 이 냄새를 계속 맡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만히 볼에 얼굴도 대보고 솜털 같은 머리카락도 쓸어봤어.


아프지 말고 얼른 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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