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2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쩌면 지금까지 알아왔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이를 만났다.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흥분되는 일이다. 정현종 시인이 말했듯,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늘 부담감이 생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말 한마디, 글 한 줄로 움직여야 한다. 때로는 단 한순간, 몇 초도 되지 않는 만남에 달렸다. 수습기자 시절,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경찰관들의 문전박대였다. 매섭게 기다리고 있는 선배의 타박이 아니라 순간의 상실감 때문이었다. 그들의 매정함에 풀이 죽곤 했다. 그때부터 나름의 생존 방식을 찾아갔던 거 같다. 조금 더 능청스러워졌고, 억척스러워졌다.
요즘의 난 가벼운 사람이 돼버린 게 아닌가 싶다. 문득 남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이렇게 수다스러웠나 의심하게 될 때도 많다. 가끔 필요 이상의 말을 하고 있노라면.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사람이 될 때마다, 남아있는 경박함마저 벗어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천금 같이 무거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