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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신의클레어 Apr 24. 2024

아이그릇 크기를 결정짓는 인성교육의 힘

그릇크기가 넓고 깊어야 많이 들어간다

사진: Unsplash의Lucinda Hershberger

“자, 이제부터 이 플라스틱 용기에 딸기를 따서 담은 만큼 가져가시면 됩니다.”

어느 봄날 우리 가족은 남양주로 딸기 체험을 하러 갔다. 

농장 주인은 딸기체험 참가자들에게 손바닥 크기 정도 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나눠 주었다. 

그런데 우리 가족 앞에서 용기가 똑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플라스틱 용기가 부족하네요. 대신 이 대야 드릴 테니까 여기에다 담아오세요”

빨간 고무 대야는 한 눈에 보아도 다른 체험 참가자들의 용기보다 넓고 깊었다.


“우와~ 신난다! 우리 딸기 따서 잔뜩 담자!” 

아이들은 고무대야를 받아 들고 딸기밭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우리는 신나게 딸기를 따 먹은 후 대야에도 가득 담아왔다. 집에 와서 딸기케이크, 딸기청, 딸기잼을 만들었는데도 딸기가 남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애초에 다른 그릇보다 크기가 넓고 깊다면 들어갈 수 있는 양은 늘어나게 된다. 

옛 말에 이르기를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는 그릇의 크기만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것이 들어오고 싶어도 그릇이 가득 차 있으면 더 이상 들어올 수가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왕이면 말랑한 찰흙일 때부터 그릇을 넓히고 깊게 만들어야 나중에 많이 얻을 수 있다. 

여기서 공부하는 두뇌의 명석함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두뇌의 사고가 유연한 유아동기부터 인성교육을 시작한다면 그 효과는 깊고 상당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유아 시절부터 아이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이끌려 영어유치원을 다니기도 하고 수학학원의 사고력 문제집을 푸는 기술을 익힌다. 아이가 유창한 영어 스피치를 하면 엄마는 기뻐하고 아빠는 레벨테스트 결과에 대한 대가로 장난감을 안겨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에게 “오늘 수학시험 몇 점 맞았어?” , “누가 제일 잘 했어?” , “너는 몇 등이니?” 라는 질문들을 한다. 

하지만 “오늘 시험을 잘 보지 못해 속상한 친구는 없었어?”, “칭찬받은 후 선생님께 어떤 마음이 들었니?” 라고 물어보는 부모는 많지 않다. 

  

아이를 위한 인성교육 시작 전 먼저 부모가 갖고 있는 인성 그릇의 크기부터 파악해야 한다. 

부모가 성장해야 아이도 성장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양육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알아야 한다. 혹시 선을 넘으며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3자의 눈으로 부모 자신을 봐야 한다. 

부모도 인성과 가까이 하며 배우고 익혀야 한다. 


아이로 인해 부모가 성장하는 좋은 찬스는 바로 지금이다. 

  

사진: Unsplash의MI PHAM


<왜 인성교육을 해야 하는 걸까?>


모든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보람 있는 인생을 살고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하길 바란다. 

다들 갈수록 살아가기 힘든 인생이라고 말한다. 

가족이 힘듦을 견디지 못해 동반자살을 하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특히나 경찰로써 일하는 현장에서는 가족이 붕괴되고 개인의 삶을 마감하는 사건들을 수없이 보고 들었다. 

분명 아이 미래의 삶에는 굴곡이 있고 원하지 않는 불행도 있을지 모른다. 

최악의 상황 앞에서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자위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중심을 잡고 의연히 직접 받아치는 사람도 있다. 


정면 돌파를 택한 후자의 비법은 무엇일까? 바로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에 있다. 

일찍이 인성이 자리 잡힌 사람은 희로애락 앞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음을 이해한다. 잠시 넘어져도 무릎 털며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도록 하는 주춧돌이 인성교육의 역할이다. 


마흔 살이 넘어가면서 슬슬 느낀다. 

삶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은 많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은 그 전 생활로 되돌아오게 됐다. 크게 걱정을 하든 말든 방법을 찾고 결국은 해결됐다. 상황이 종료되고 난 후 보면 걱정만큼 큰 일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누군가 언제나 가장 좋은 출구는 그냥 통과하는 것이라고 했다.  


불안한 아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아이의 안정감은 어릴 적부터 단단히 잡아주는 인성만이 가능하다. 


넓고 깊은 인성그릇에 앞으로 소개할 인성덕목 10가지를 가득히 넣어주자.  




<하루 10아주 작은 기적의 시작>     


인성교육이라 하여 거창한 것이라 여길 필요는 없다. 

단지 하루 10분, 잠자기 전, 또는 일어난 직후에 자연스럽게 행하면 된다. 

인성 책을 읽혀주거나 큰소리로 아이 혼자 읽게 해도 된다. 여느 것들과 다름없이 작지만 꾸준한 실행을 하다보면 그 결과는 크다는 걸 잊지 말자. 

요즘은 엄마표로 영어책을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읽히는 부모가 많다. 

작은 노력들이 얇게 쌓이고 겹쳐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게 만들지 않는가? 

하지만 잠시라도 인성교육을 아이에게 해준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주변에선 들어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어릴 때는 인성교육을 각 잡고 배우진 않았다. 

그렇지만 같이 살던 조부모 또는 친척, 그리고 선생님들께 때론 엄하게 혼나며 배운 기억들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남편은 말한다. 

“거제도에 사시는 외할머니 댁에 갔는데 내가 젓가락질이 엉망이라고 혼내셨어. 

결국 식사예절이 없다고 밥을 치우셨는데 그때 놀랬던 건지 그 다음부턴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게 되더라”


사진: Unsplash의Annie Spratt


아이가 잘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부모의 의도와는 조금 어긋나 보인다.

부모들은 아이가 발전하기를 바라지만 멀리 보지를 못한다. 

부모와 남들 바로 앞에 보이는 것들에만 연연한다.  1등이 되면 끝나지 않고 1등이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 


등수보다 친구의 힘듦을 이해하는 아이, 함께 가고자 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를 찾기 쉽지 않다. 

결과만 따지는 우리나라에서 아이 스스로 성공하고 실패하는 경험의 가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지혜를 얻는 인성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렇게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하며 유아동기, 초등 저학년을 보낸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부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바로 사춘기이다. 

어릴 적부터 인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아이들은 저마다 가치관이 굳건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일 수밖에 없다. 아이는 자신이 방황하는 이유를 몰라 괴로워한다.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노력하지만 또 다른 혼돈 속에 휩쓸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아이를 위한 천리안을 갖고 싶다면 인성교육이 그 답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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